安山市-市議會 ‘엇박자’

    지방의회 / 시민일보 / 2004-06-03 19: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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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사전설명없이 각종사업 주먹구구식 추진”
    ◇보류 또는 부결된 주요 안건= 송진섭 시장 취임 이후 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대표적 사업은 ▲시화호 경정장 건설사업 ▲시설관리공단 설립건 ▲종합운동장 건립사업 ▲드라마 및 영화세트장 건립사업 ▲상록수역 지하공간 개발사업 ▲문화예술회관 테마파크 설치사업 등 부지기수다.

    이중 종합운동장 건립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진행되고 있을 뿐 나머지 사업은 모두 부결되거나 계류되면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환경개선을 위해 시가 추진하는 천연가스버스 구입예산(6억4800만원)과 환경감시활동에 수반되는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활동비(1억1520만원)마저 전액 또는 일부 삭감하자 시는 의회의 처사가 도를 넘어섰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의회 입장= 시의원들은 시가 각종 사업을 즉흥적이고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는 데다 의회에 사전설명도 하지 않아 심의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사업의 우선순위를 시민생활 편의위주가 아닌 생색내기 사업에 치중하고 있어 예산 및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의회가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의회는 드라마 및 영화세트장, 문화예술회관 테마파크 설치사업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이하연 의원은 “시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사업에 너무 집착하고 의회에 대해 동반자라는 인식을 하지않는 경향이 있다”며 “의회 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심의의결 과정에 격론이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부결되거나 계류된 안건의 대부분은 향후 예산낭비를 자초하는 등 합당치 않아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시 공직자들이 의기투합해 일하려는 분위기가 없고 시장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라며 “이는 원칙없는 인사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안산 시정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준호 의원은 “영화 및 드라마 세트장 건립사업과 같이 내부 여론수렴이나 협의과정 없이 시장 독단에 의해 추진된 사례가 많다”며 “이 같은 사안을 제어하는 행위가 바로 의회 본연의 기능”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집행부와 의회가 공생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공식 비공식 모임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의원들 역시 의사결정이 미칠 파급효과를 깊이 고민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시 입장= 시는 의회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결정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현재 안산시의회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에 이르기까지 각 정파별로 최소 2석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파별로 각기 다른 판단을 해 안건마다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일부 의원들의 독선적인 행동으로 집행부에 심각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의 한 공무원은 “의원 성향이 제각기 달라 의회 내부에서조차 의견을 하나로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파 또는 개인의 생각에 따라 시의 중요 시책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안건을 보류, 수정, 계류시킨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의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각종 사안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업무를 사전에 다 보고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특히 집행부가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의회의 비난에 대해 수긍할 수 없고 오히려 의회가 사안에 따라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비난했다.

    시 고위 관계자는 “집행부와 의회간의 의견차이를 좁히기 위해 상임위원회 별로 수시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갈등을 사전에 조정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의회 역시 시민을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인호기자 mih2580@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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