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민주노동당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07-13 20: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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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신선한 모습을 기대했던 민주노동당의 경기도당 위원장 선거가 지금 요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마디로 감투를 둘러싼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모습이 전혀 민주노동당 답지 못하다는 말이다.

    경기도당 위원장 선출과 관련, 문제가 불거진 것은 사실 거창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선거규칙에 대한 해석에서 비롯됐을 뿐이다.

    두 후보가 출마를 했는데 그 중 한 후보에 대해 경기도 선본이 미등록을 선언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물론 선본으로서는 당연한 권리이자 유권해석일 것이다. 설령 아니라고 해도 당사자인 후보들은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중앙당에 경기도 선본의 유권해석에 대한 재의를 요청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얼마든지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구정당이라는 적(敵)과의 싸움도 아니고, 그저 동지들간에 선거일 뿐이다.

    그런데 법률해석 여부 등을 둘러싸고 양측 변호사끼리 다툼이 벌어지는가 하면, 상대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하느라 부산을 떠는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민주노동당인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볼썽 사나운 민주노동당의 이런 모습은 기성정당과 하등의 다를 바가 없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국민들에게 민주노동당 입장을 알리고 선전해도 1%의 지지율을 올리기 힘든 판국에 뭐하는 짓인가. 이런 추악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오히려 그나마 쌓아놓은 지지율을 야금야금 갉아먹을 뿐이다.

    지금 민주노동당은 급하다.

    그들 앞에는 행정수도 이전문제를 비롯, 이라크 파병철회, 아파트 분양가 원가공개 등 산적한 국정 현안들이 놓여있다.

    게다가 10석의 소수정당으로서 국회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필요하다.

    특히 2006년 지방선거는 민주노동당을 어둡게 하고 있는 주요요인이 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이전투구를 벌인다면 당신들이 아무리 ‘진실성’과 ‘순수성’을 외쳐도, 국민은 결국 민주노동당이나 기성정당이나 모두 그저 그렇고 그런 정치집단일 뿐이라며 외면하고 말 것이다.

    정녕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라면 이제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민주노동당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다른 정당과 싸우는 선거도 아닌데, 그깟 등록시간이 뭐 그리 대수인가.

    국민의 기대를 모았던 민주노당에서 후보 등록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도 문제이지만, 그것 가지고 다툼을 벌이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아쉽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우리나라 ‘진보정당의 꽃’이다.

    그들의 성패가 향후 우리나라 진보정당의 향배를 좌우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 책무가 막중하다는 말이다. 자신들이 수구정당이라고 비난 하는 여타의 다른 정당의 모습을 닮아서야 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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