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돼 ‘일하는 총리실’ 만들겠다”

    칼럼 / 시민일보 / 2004-08-05 19: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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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해찬총리 지난 2일 직원대상 특강서 ‘미꾸라지론’ 펼쳐
    이해찬 국무총리가 최근 `일하는 총리실'을 강조하면서 직원들에게 `미꾸라지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 총리는 지난 2일 총리실 사무관급 이상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총리실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두 개의 수족관에 미꾸라지를 풀어 실시한 실험내용을 소개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 총리는 “미꾸라지만 있는 수족관의 미꾸라지는 살점만 퍼지고 맛이 없으니 상품의 질이 떨어지니 누가 좋아하겠나. 하지만 메기를 넣은 수족관의 미꾸라지들은 잡혀먹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도망가고 숨으면서 운동을 하다보니 상품 가치가 높아지고 자연히 시장에서 선호하게 된다""는 요지로 말했다.

    이는 `복지부동'이라는 비판을 듣는 공직사회에서 자신이 `메기'의 역할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또 기업애로해소센터 관련 관계장관 회의를 예시, “사무관이 하면 될 일을 총리 주재 장관회의에서 논의하라고 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말했으며, 1급 공무원이 사무처장인 복권위원회 사무처에 대해서도 “이 정도의 일이면 서울시에서는 계장급이 한다""면서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특강 참석자들이 전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실을 주요 국정과제에 좀더 업무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탄력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총리의 기본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총리가 공직사회에 불어넣은 `긴장감' 때문인지 최근에는 총리실이 관계부처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면 종전과 달리 빠르고 원활하게 자료가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가 예전에 자신과 함께 일했던 외부 기관의 공무원을 총리실 요직에 기용하려는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려 있다.

    최근 교육부 출신의 이기우씨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이 총리는 총리실 정무수석 비서관에는 임재오 서울시 문화국장을, 기획공보수석비서관에 이강진 보좌관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이 총리의 교육장관 시절 교육환경국장으로서 개혁정책을 보좌하면서 신임을 받았고, 임 국장은 이 총리가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재직할 때 `시정운영 3개년 계획'을 함께 입안·추진했으며, 이 보좌관은 지난 11년 동안 이 총리를 보좌해 온 인물이다.

    /염대흥 기자 yd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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