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유급화 시급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08-25 20:28:23
    • 카카오톡 보내기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민주노동당 정동화 창원시의원이 24일 결국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정 의원은 지난 6월1일 의장후보로 출마한 박모 의원으로부터 지지 부탁과 함께 1000만원을, 그리고 2000년 의장단 선거에서는 의장후보자인 최모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민주노동당 부패가 너무 빨리 왔다”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민주노동당 당원게시판에는 이에 대한 성토와 자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올 것이 왔지만 너무 빨리 왔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보수정당의 수백억에 비하면 티끌에 불과하다고 우리는 애써 변명할지 모르지만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된다고 사람들은 많은 실망을 했을 것”이라는 자성의 글이 있는가 하면, “이번 사건은 헌신만으로 권력을 잡을 수 없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민주노동당도 별 수 없이 정치자금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조짐”이라는 우려의 글도 올라와 있다.

    물론 선거를 몇 번 해보면 살기위해 기존 정당에 포섭되든가 아니면 죽더라도 민주노동당에 남든가를 선택해야 할 정도로 선거 판은 온통 돈과의 전쟁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지방의원들에게 “당신은 운동권 출신이기 때문에 헌신성으로 버티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 무리다.

    하지만 민주노동당만큼은 달랐어야 옳았다.

    그것을 버틸 재간이 없다면 아예 지방의회에 진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 의원의 구속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를 ‘민주노동당의 부패’로 몰고 가기에 앞서 무급직인 지방의원 제도에 대한 시스템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지방의원에 대한 정부의 시스템에 변화가 없다면 이 같은 사태는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민주노동당출신 지방의원의 부패가 이 정도라면, 기성정당 출신 지방의원들의 부패정도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이보다 더 심각할 것 아니겠는가.

    실제로 우리 시민일보에 모 구의회 의장은 구의장선거출마를 위해 구의원들에게 갈비짝을 돌렸으며, 그 돌린 갈비짝 수만큼 득표했다는 제보가 올라와 있는 상태다.

    우리 기자들은 이미 취재과정에서 상당한 증인들까지 확보했다.

    더 확인해 봐야겠지만 어쩌면 그 갈비짝 속에 묵직한 돈봉투가 들어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것이 지방의회의 현실이다.

    따라서 지방의회 의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해서나 부패 방지를 위해서라도 지방의원의 유급화는 매우 시급한 현안이라고 할 것이다.

    모쪼록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방의원의 유급화 논의가 진전되기를 바라며, 특히 민주노동당의 대오각성이 있기를 바라는 바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