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주의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공허한 인간들’로 취급되던 조직내 보통 사람들의 리더십을 재조명한 ‘조용한 리더’(세종서적刊)가 출간됐다.

이 책은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조셉 L.바다라코 주니어 교수가 직장 상사의 비위나 맞추고, 우유부단하며 소심하다는 비난을 받아온 중간관리자들을 4년 가까이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저자가 조직의 중간책임자들을 지켜본 결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웅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들 중에서
어려운 윤리적 도전에 부딪혔을 때 대담하고 용기 있는 방식을 택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가치를 창조하고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켜 자신을 추종하게 만드는 일도 없었다. 물론 희생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자기 앞에 닥친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자신없어 하는 경우가 흔했다.
이들은 평범하고 겸손하며 회의적인데다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이기심도 갖고 있었다. 카리스마도 권력도 없고 흔히 말하는 리더로서의 자격도 없어 보였다. 그들은 단지 무대 뒤에서 묵묵히 신중하게 일하는 것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결국에는 옳은 일을 해내거나 적어도 일을 잘 마무리지었다.

어려운 선택을 하고 힘든 상황을 견뎌내어 세상을 밝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저자는 조직과 주위 사람들과 자기 자신을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소리없이 행하는 이런 사람들을 ‘조용한 리더’라고 부른다.

저자는 조용한 리더들에게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를 통제할 능력이 되는지 판단한 후 처신하라고 충고한 뒤 이들이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저자는 현실과 사태파악에 집중하고, 상황이 불확실하거나 위험하다면 실행에 옮기기 전에 시간을 끌고, 그 시간을 푸념하고 절망하는 데 쓰지 말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기술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쓰라고 조언한다.
또 규칙을 적절히 변용해 유연하게 적용하고, 문제 해결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말고 슬쩍 건드려보거나 시험해 보면서 조금씩 천천히 행동반경을 넓히고, 원칙만 고집하지 말고 타협할 여지를 남겨두라고 가르친다.
고희정 옮김. 272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