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운동’과 한나라당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12-01 19: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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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열린우리당이 애써 외면하고 있으나, ‘뉴라이트 운동’이 세간의 주요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실제로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뉴라이트 운동’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안 세력이 될 수 없다고 보는 보수세력이 차기 대권창출을 위해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상실감에서 시작된 운동으로서 ‘뉴라이트’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무시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여당의 이 같은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의 호기심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 차기대권주자 ‘빅3’로 불리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 박근혜 당대표가 “수구좌파와 수구우파 극복”을 천명하고 나선 ‘뉴라이트 운동’에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연대 손짓을 보내는 사람은 손학규 지사다.

    손 지사는 지난달 19일 어느 대학 동창회 초청특강에서 ‘뉴라이트(New Right)’에 입각한 ‘중도통합론’을 강조했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1일에는 모 정책간담회에 참석, ‘뉴라이트’의 주창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주의연대’의 창립선언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손 지사는 이날 “우리 사회의 주도세력이 수구좌파적 민주화 세력에서 미래지향적 자유주의 민주화 세력으로 시급히 교체돼야 한다”고 말했는가 하면, 어려운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수구화된 좌파 민주화 세력과 치열한 이념적 대결을 벌여야 하며 한나라당 역시 산업화·근대화가 이미 지났음을 인식하고 이 시대에 주도세력을 키우는 등 새롭게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자가 보기에 자유주의연대나 손 지사의 주장은 마치 양측이 사전에 만나 조율이나 한 듯이 너무나 닮은꼴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한 측근도 “그들(뉴라이트) 생각이나 정책이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빠른 시일내 관계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적극적인 연대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박근혜 당대표 마저 ‘뉴라이트’에 상당한 호감을 표시했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법치가 흔들리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운동(뉴라이트)이 벌어진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위해 상당히 다행스럽고 좋은 일”이라며 “그분들이 주장하는 원칙은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바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과연 그러한가. 천만의 말씀이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뉴라이트의 생각은 전혀 다른 것 같다.

    그들은 참여정부를 좌파로 규정하고 비난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역시 수구우파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바가 ‘뉴라이트’와 같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수구우파’로 규정하는 꼴이 된다.

    행여 떡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빅3’ 가운데 누군가는 김칫국물부터 마시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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