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외통위 의원들의 한심함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12-08 19: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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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어리석게도 스스로 국회의 권한을 포기하고 말았다. 정말 그러고도 세비를 받아먹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그들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다.

    그들이 용산협정과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협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도 눈감아 버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통외통위는 지난 7일 용산기지이전협정 국회비준 동의안과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협정 국회비준 동의안을 가결시키고 말았다. 물론 그들은 그동안 수차례 지적되었던 협정안들의 문제점들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았다.

    이 같은 행위는 정부정책을 감시, 견제해야 하는 국회 권한을 스스로 포기해버린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실 통외통위 의원들의 이 같은 모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국감 때는 물론이고, 최근 상임위 회의에서 통외통위 의원들이 용산협정에 대해 심도 깊은 검토와 토론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6일 용산협정에 대한 공청회만 하더라도 그렇다. 그날 단 7명의 의원만이 짧은 질의를 하는 등 형식적인 절차만 거쳤을 뿐이다.

    국회 통외통위 수석전문위원조차 용산협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마당에 이를 제대로 검증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LPP 개정안의 경우는 더욱 한심하다.

    아예 개정안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술 더떠 통외통위는 정부가 제출한 협정안이 국회 권한을 침해하고 일부 조항은 LPP 개정안과 모순된다는 점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비준 동의안을 가결시켜 버렸다.

    이 같은 통외통위 의원들의 자세는 국민 안위에 대한 책임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시민들의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더구나 국가안보 사항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국회의 책무를 스스로 져버리는 것으로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하기 어렵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미국과의 재협상 불가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연내 국회비준을 처리하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온 통외통위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어이없는 모습을 감추려고 시민들의 방청을 제한했던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 이들 두 협정안에 대한 철저한 검증없이 국회 비준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본회의에서 국회비준을 처리하기 전에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만일 통외통위 의원들의 이 같은 엉터리 과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국회 비준처리를 강행하려 할 경우 시민들의 커다란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엄중 경고하는 바다.

    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 이상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가결된다고 하는 데 과연 소신껏 반대표를 던질 의원이 몇 명이나 될까. 참으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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