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에 경영마인드 접목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12-12 20:14:26
    • 카카오톡 보내기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CEO출신 이명박 서울시장이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행정에 접목시켜 예산절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시장의 방식은 예산을 절감하되, 무조건 삭감하는 형태가 아니었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 행정기관으로는 최초로 ‘계약심사제도’를 도입, 합리적인 원가계산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한 장본인이다.

    서울시도 그동안은 지금의 다른 행정기관과 같이 발주부서가 소요금액을 산출해서 계약부서에 의뢰해 계약을 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러나 이 시장이 도입한 계약심사제도는 비합리적인 관행과 불합리한 기준의 개선, 적절한 공법을 적용하는 등 합리적 원가계산을 통해 제도도입 2년만에 2556억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예를 들면 토목, 건축공사의 경우 사업장이 서울시에 소재하는 감리업체의 상주인원의 인건비(본인 인건비의 30%, 한국엔지니어링 진흥협회 ‘엔지니어링 대가기준’)를 현장주재비로 일률적으로 반영해 오던 관행을 개선했다.

    또 홍수방지, 운수로 확보 등을 위해 매년 시행하고 있는 한강 바닥의 준설작업에서 발생한 모래, 자갈 중 골재로 사용가능한 부분은 민간건설업체에 제공하고, 나머지만 폐기처리토록해 처리비용을 줄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시장은 기업에나 있을법한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통해 상당한 예산을 절약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6900억원을 절약한 서울시의 올해 절약액은 지난해의 수준을 넘어 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IMF 이전에 30조원이던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금은 190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서울시의 이같은 재정운용은 실로 괄목할 만 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시장이 취임하기 전 5조7000억원에 달하던 서울시 지하철부채가 현재 4조8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물론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서울시는 이 시장 재임 중 부채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렇게 절약한 예산은 부채를 갚고, 복지와 문화, 환경 등 시민 개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사용돼야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사업도 그 일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절약된 예산이 자칫 뉴타운사업이나 서울광장의 잔디관리 등 이 시장의 치적을 쌓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사용되지나 않을까 그 점이 걱정이다.

    방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뉴타운사업은 이제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서울광장은 공공재산으로서 이를 공용재산화 하려는 조례 제정 움직임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모처럼 빛을 보는 예산절약 성과가 이런 우려들로 인해 빛바랜 공치사(空致辭)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