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연장동의안 부결하라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4-12-29 20: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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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오늘 국회는 본회의에서 파병연장동의안을 강행 처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을 위해서는 물론, 이라크와 한반도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서라도 파병연장동의안은 반드시 거부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이미 명분을 잃은 침략전쟁이다.

    후세인이 엄청난 대량살상 무기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침공 이유였지만 지금까지 그런 무기가 발견됐다는 보도는 없었다.

    우려하던 원자핵 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는 생·화학무기조차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는 말이다.

    게다가 ‘테러조직과의 연관성’마저 명백한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보다 걱정스런 것은 지금 이라크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군 부대에 대한 단 이틀간의 공격으로 50여명의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이라크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1년여 기간동안 죽은 미군의 숫자가 무려 200여명을 웃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한국군에 대한 공격정보도 쿠르드 자치정부를 통해 전달된 상태다. 그것도 아주 신빙성이 있는 정보라고 한다.

    한마디로 우리의 아까운 젊은이들이 언제 희생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다는 국회의원들이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채 공청회 한번 열지 않고, 일방적으로 파병연장동의안을 통과시켜버린다면, 역사는 이를 어떻게 기록하겠는가.

    게다가 지금은 이라크에 군대를 파견한 대다수의 국가들이 구체적 철군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 시점에 굳이 우리 국회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병력을 이라크에 장기 주둔을 시키는 데 앞장설 이유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17대 국회의원들은 각자가 헌법 기관임을 인식하고, 이를 원점에서 재논의할 수 있도록 파병연장동의안을 거부해야만 한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17대 국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 제대로 논의된 일이 한번이라도 있었는가. 필자가 알기로는 없었다.

    실제로 국회 내 공식논의는 단 2시간의 국방위원회가 전부였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 더구나 이라크 현지 국회 조사단은 단 하루 아르빌 현지를 방문했을 뿐이다.

    그것도 미군과 한국군 파병에 우호적 인사만 만나고 돌아와 보고서를 냈다고 하니 그런 엉터리 같은 보고서를 누가 믿겠는가.

    물론 국회의원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그 같은 보고서를 온전하게 믿는 이는 없을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17대 국회가 선택할 일은 파병연장동의안을 부결하고, 지금이라도 철군논의에 들어서는 것이다.

    설사 부득이 하게 파병을 결정하더라도 최소한 파병의 당위성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절차는 거쳐야 하지 않겠는가.

    17대 국회의원들의 현명한 판단과 소신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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