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교환광장’서 최적안 도출

    기고 / 시민일보 / 2005-02-02 19: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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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중 동작구청장
    우리나라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중견기업의 경우에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관계 전문가들이 모여 최적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계속해서 마라톤 회의를 개최하는데 반하여 자치구에서의 의사 결정은 주로 피라미드형 결재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관련부서의 협조가 선행되어야 할 사업의 경우에는 부서간의 할거주의로 인하여 광범위하게 협의하지 못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고, 주관부서 단독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추진과정에서 장애요인에 부딪쳐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비대면(非對面)의 전자결재 방식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규에 의하여 정형화된 사무의 경우 신속한 결정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주민과 관련된 사항, 첨예하게 대립된 민원사항,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투자사업 등 정형화되지 않은 주요 시책의 경우에는 전자결재 이전에 충분하게 토론하여 시행착오를 예방해야 예산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의견교환광장’이다.

    1999년 7월 필자의 지시에 의하여 부구청장 주관아래 보건소장, 국장, 관련과장 등이 매주 목요일 오전 8시30분에 정례적으로 모여 주요시책에 대하여 자유롭게 발언하고 토론하여 최적안을 도출해 내고 있다.

    그동안 운영실적은 1999년 29건, 2000년 101건을 비롯해서 5년 동안 244건을 처리했으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소송과 관련하여 재판부의 조정 결정을 수용하는 것이 이익인지 또는 손해인지 여부를 저울질 하는 것에서부터 주택가에 납골당을 설치하는 문제로 지역주민들간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사안에 대하여 해결방안을 찾는 것에 이르기까지 내용 또한 다양하다.

    구정을 수행하다 보면, 어느 한 직원의 탁월한 지혜보다 모든 직원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좋고 어느 직원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모두가 함께 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장마철에 접어든 어느날 TV에서 지난해에 수해가 났으나 아직도 보수하지 못한 곳, 산사태 위험지역 등 지방의 여러 곳을 방영하면서 올해도 수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비판 보도를 접한 적이 있었다.

    필자 또한 구정 수행의 최고 책임자로서 수방 준비가 너무 허술한 장면을 직접 시청했기에 그 보도의 방향을 이해하지만 뚜렷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구에서도 해마다 낡은 하수관 개량사업을 비롯해 각종 시설공사를 추진하고 있는데 단년도 사업은 가급적 우기 전에 마치려 해도 예산편성 설계용역 본공사 용역 발주 등으로 이어지는 동안에 너무나 많은 기간이 소요되어 마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의견교환광장에 상정하여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토론하는 것이었으며, 그 결과 ‘본 공사 이전의 모든 행정절차를 전년도에 마무리하고 당해연도에 바로 시공하는 방법’으로 개선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상으로 기업경영의 내용인 전략·관리·운영이라는 3가지 요소가 구정에 어떻게 접목되어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는데 기여하고 일하는 방식까지 개선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으며 다음 장부터는 가급적 경영마인드를 접목하여 나타난 성과 중심의 사례를 가감 없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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