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네오나찌'들 세상인가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5-03-10 21:12:35
    • 카카오톡 보내기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그동안 말 같지 않아서 외면했으나 조갑제 한승조 지만원씨 등 ‘네오나찌’들의 모습이 점입가경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 인간 같지도 않은 ‘네오나찌’들을 향해 한마디 던져야겠다.

    ‘한일합방은 축복’이라는 발언을 한 한승조씨나, 한씨를 비판하는 국민을 향해 ‘후레인간’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지만원씨는 물론, 마치 이들의 발언에 동조하듯이 “친일보다 더 나쁜 건 친북”이라는 글을 남긴 조갑제씨 등의 망언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일본의 우익성향 산케이(産經)신문이 발행하는 월간 ‘정론’(正論) 4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는 오히려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며 “원망하기보다는 축복해야 하며 일본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듣고도 분노하지 않는다면,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지만원씨는 한씨를 비난하는 국민을 향해 “못나서 당해놓고 잘났던 일본을 지금까지 원망하고 증오한다”며 “펄벅의 대지에서 보는 메뚜기 떼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뿐만 아니라 지씨는 자신의 홈페이지(www.systemclub.co.kr)에 ‘반일 증세는 자폐증 증세’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친일파 척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못 말리는 자폐증 환자들이라 대화조차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그는 “친일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머리를 열고 ‘주사파 코드’를 장입한 후 뚜껑을 닫아준 ‘인간 로봇’일지 모른다”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 조갑제씨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실제로 조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친일보다 나쁜 것은 친북”이라며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취했다.

    이들의 모습이 마치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서 머리를 빡빡 깎고 다른 인종에게 테러를 서슴지 않는 ‘스킨헤드’족이나 ‘네오나찌’의 모습과 닮았다는 점에서 너무나 섬뜩하다.

    프랑스는 나찌 점령 이후 나찌에 부역한 사람들을 찾아내 철저하게 처벌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대다수의 친일파가 해방 이후 한민당에 합류했으며, 그들은 대부분 미군정의 행정고문으로 활동하게 됐다.

    일제 당시 반미를 외치던 사람들이 일제가 패망 하자 바로 친미로 돌아섰다는 말이다. 또 해방 이후 친미로 돌아선 친일파들은 미군정 치하에서 경찰력을 먼저 되찾았다.

    그리고는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시켜나갔다.

    물론 그들과 그 후손들이 바로 현대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을 형성하게 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금 ‘용공’을 운운하면서 친일을 찬양하는 자들은 대부분 그 후손들이거나, 최소한 그들로부터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은 자들일 것이다.

    따라서 친일청산을 하지 않는 한 이런류의 ‘네오나찌’들은 언제든 기회가 오면, ‘반공’을 무기로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려 들 것이다. 과거사법은 바로 이런 ‘네오나찌’들을 이 땅에서 추방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법률이다. 그저 프랑스의 전례가 부러울 따름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