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청계천 복원인가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5-03-29 22: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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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서울시가 오는 10월1일 청계천 준공식에 세계적인 유명 인사를 초청하기 위해 각종 묘안을 짜고 있으나 대상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실제로 서울시는 청계천 준공 행사를 위해 지난해 11월 `청계천축제추진반’이란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뒤 준공식에 참석할 인사 초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미 준공식에 맞춰 9월30일∼10월1일 이틀간 서울에서 국제 환경 관련 포럼을 개최해 청계천 복원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전략을 마련한 상태며, 준공식과 부대행사를 위해 시 예산 16억원까지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난항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유명 인사의 경우 한 해 스케줄이 일찌감치 잡혀있어 뒤늦게 초청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환경과 화합’으로 연결하다 보니 그 이미지에 맞는 인사를 선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는 지난달 전 세계 106개 주요 도시의 시장들에게 준공식과 포럼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냈다고 한다. 물론 항공비를 제외한 호텔 체재비 등은 시가 부담할 계획이라고 하니 사실상 `모셔오기’나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참석 확답을 준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한다. 게다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인물로 꼽은 코피 아난 UN사무총장은 물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마저 참석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까닭인지 시는 아직까지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참석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참석하면 대통령 위주의 행사가 될 수 있는 만큼 아직까지 초청장을 보내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그런 걱정이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차기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그리 달가울 리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과연 옳은 행위인지 이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청계천 복원은 어디까지나 서울시민들을 위한 사업이어야 한다. 자신의 대권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더구나 세계적인 유명인사를 초정하는 비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 시장 개인의 재산에서 지출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이 모든 비용은 모두 서울시민의 호주머니를 턴 시 예산에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예산은 오직 서울시민들을 위한 방편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 시장은 서울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자신의 대권욕을 채우려하고 있으니, 필자가 어찌 이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정답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지금, 이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청계천 복원은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이었는가. 서울시민들의 쾌적한 삶을 위함인가, 아니면 이 시장 자신의 대권욕을 채우기 위한 방편에 불과한 것인가. 진정 서울시민을 위한 사업이라면 유명인사 초청비용 16억원은 예산에서 전액 삭감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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