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NK:1} 언론의 중심축을 이루는 기자는 ‘사실(fact)’에 바탕을 두고서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진실’쪽으로 향해야 한다. 사실의 나열이 곧 진실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진실은 고사하고 사실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수준이하’의 기사를 종종 본다. 더구나 외국언론사의 한국 특파원 중의 일부 기자는 그 정도가 심할 뿐 아니라 비판에서도 지나치게 자유로워 보인다. 세계적인 유력 언론사의 특파원이라는 자부심 탓일까?
안타까운 것은 이런 기자들이 쓴 기사에 종종 드러나는 사대주의적 자세이다. 세계적인 언론사의 특파원이라는 자부심은 넘치는데 받쳐줄 내공이 채워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짐작은 한다.
부족한 내공으로 쓴 자신의 기사가 다시 돌아와서 국내 언론사의 대문에 떡하니 내걸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 입맛에만 맞으면 기사의 객관성과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세계적인 언론사’의 기사를 대문에 올리는 일부 언론사도 문제이긴 하다. 무엇보다 언론사로서의 ‘자부심’이 너무 없다는 게 그렇다. 어쨌거나 자부심이라곤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일부 국내 언론사가 자부심만 넘치는 외국언론사 한국 특파원의 기사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찰떡궁합의 본보기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점에서 뉴스위크의 서울 특파원인 이병종 기자가 보도한 일련의 기사는 ‘자부심만으로’ 쓴 기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사실을 자신의 의도대로 가공하다 보니 그런 사실을 꿰는 것도 작의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실례를 짚어보기로 한다.
2005년 1월12일자 조선일보 2면에는 ‘한국軍, 정체성 위기로 표류’라는 기사가 실렸다. 뉴스위크 한국판 1월17일자(663호), ‘방황하는 한국군-정치권의 이념 갈등과 내부 스캔들로 정체성 위기에 빠져’라는 이병종 기자의 기사를 인용한 것이다.
이병종 기자는 위의 기사에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시작한 이래 남북한은 친구처럼 행동하기 위해 엄청나게(때론 변덕스럽게) 노력해 왔다”며 “이 같은 정체성 위기의 핵심에는 한국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진보적 성향의 징집병들이 있다”고 단언한다.
또 “대담해진 시민단체들은 지난 20년 간 군에서 발생한 수십건의 의문사 사건을 조사하라는 운동을 벌이고 있…”고 “노 대통령 지지자들은… 군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들이 북한과의 평화공존을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같은 정치적 공방 속에서 첫 번째 희생자는 총을 든 사람들”이며 “가끔 우리의 총을 어디로 겨냥해야 할지 의심스러워질 때가 있다”는 한 연대장의 언급을 내세웠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한국군이 ‘방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기사는 얼핏 보아도 한국의 이념 갈등이 군 내부에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군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 제기로 보인다. 그 원인은 ‘진보적 성향의 징집병’과 ‘대담해진 시민단체’와 ‘노 대통령 지지자들’이다.
그래서 “미국과의 유대 강화를 강력히 주장하는 한국 군부마저 덩달아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사의 어디에도 이병종 기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다’. 몇몇 인터뷰의 언급을 제시하지만 개인적인 견해일 뿐, 사실관계를 입증할만한 최소한의 객관적 자료도 없다.
대체 ‘군의 정체성’이 무엇일까? 헌법 제5조 제2항에는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 군의 ‘정체성’이다. ‘주적’의 개념이 없어지기 때문에 군의 정체성이 위기라는 주장은 그렇다면, 우리 국군이 국토방위와 안전보장을 포기하려는 조짐이라도 보인다는 것일까?
뉴스위크의 서울 특파원인 이병종 기자의 ‘짜맞추어 (기사)쓰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위크 본사의 데스크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기사의 질을 판단하는지 알 수 없으나 정론을 표방하는 세계적 언론사로서의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병종 기자의 이런 식의 기사쓰기는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적 경사’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다. ‘2004년 3월3일 제619호. 투지와 집념으로 이룬 생명 과학의 기적’이란 기사를 보자.
“지난주 황 교수는…인간 줄기세포 연구를 1년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이 연구를 금지하기로 결정한다면 황 교수는 외국에서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다.”
그런데, 황우석 교수는 인간줄기세포 연구를 1년 간 중단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외국에서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적도 없다. 2월19일 귀국 기자회견을 보도한 어느 언론에도 이런 내용이 없다.
고형적 사고(Concrete Thinking)를 버릴 수는 없을까?
이병종 기자는 노무현 정권이 시행하는 정책의 잘잘못을 객관적인 기자의 입장에서 비판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가지는 ‘생리적 거부감’을 증폭하는 도구로 사용한다는 느낌까지 준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다수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이런 식으로 극렬하게 드러내는 것은 결국 비판도 아니고 저주에 불과하다.
최소한의 사실관계에 기초하지도 않는 이러한 보도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진실은 고사하고 사실조차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수준이하’의 기사를 종종 본다. 더구나 외국언론사의 한국 특파원 중의 일부 기자는 그 정도가 심할 뿐 아니라 비판에서도 지나치게 자유로워 보인다. 세계적인 유력 언론사의 특파원이라는 자부심 탓일까?
안타까운 것은 이런 기자들이 쓴 기사에 종종 드러나는 사대주의적 자세이다. 세계적인 언론사의 특파원이라는 자부심은 넘치는데 받쳐줄 내공이 채워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짐작은 한다.
부족한 내공으로 쓴 자신의 기사가 다시 돌아와서 국내 언론사의 대문에 떡하니 내걸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 입맛에만 맞으면 기사의 객관성과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세계적인 언론사’의 기사를 대문에 올리는 일부 언론사도 문제이긴 하다. 무엇보다 언론사로서의 ‘자부심’이 너무 없다는 게 그렇다. 어쨌거나 자부심이라곤 별로 찾아볼 수 없는 일부 국내 언론사가 자부심만 넘치는 외국언론사 한국 특파원의 기사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찰떡궁합의 본보기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점에서 뉴스위크의 서울 특파원인 이병종 기자가 보도한 일련의 기사는 ‘자부심만으로’ 쓴 기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사실을 자신의 의도대로 가공하다 보니 그런 사실을 꿰는 것도 작의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실례를 짚어보기로 한다.
2005년 1월12일자 조선일보 2면에는 ‘한국軍, 정체성 위기로 표류’라는 기사가 실렸다. 뉴스위크 한국판 1월17일자(663호), ‘방황하는 한국군-정치권의 이념 갈등과 내부 스캔들로 정체성 위기에 빠져’라는 이병종 기자의 기사를 인용한 것이다.
이병종 기자는 위의 기사에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시작한 이래 남북한은 친구처럼 행동하기 위해 엄청나게(때론 변덕스럽게) 노력해 왔다”며 “이 같은 정체성 위기의 핵심에는 한국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진보적 성향의 징집병들이 있다”고 단언한다.
또 “대담해진 시민단체들은 지난 20년 간 군에서 발생한 수십건의 의문사 사건을 조사하라는 운동을 벌이고 있…”고 “노 대통령 지지자들은… 군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들이 북한과의 평화공존을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같은 정치적 공방 속에서 첫 번째 희생자는 총을 든 사람들”이며 “가끔 우리의 총을 어디로 겨냥해야 할지 의심스러워질 때가 있다”는 한 연대장의 언급을 내세웠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한국군이 ‘방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기사는 얼핏 보아도 한국의 이념 갈등이 군 내부에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군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 제기로 보인다. 그 원인은 ‘진보적 성향의 징집병’과 ‘대담해진 시민단체’와 ‘노 대통령 지지자들’이다.
그래서 “미국과의 유대 강화를 강력히 주장하는 한국 군부마저 덩달아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사의 어디에도 이병종 기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다’. 몇몇 인터뷰의 언급을 제시하지만 개인적인 견해일 뿐, 사실관계를 입증할만한 최소한의 객관적 자료도 없다.
대체 ‘군의 정체성’이 무엇일까? 헌법 제5조 제2항에는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 군의 ‘정체성’이다. ‘주적’의 개념이 없어지기 때문에 군의 정체성이 위기라는 주장은 그렇다면, 우리 국군이 국토방위와 안전보장을 포기하려는 조짐이라도 보인다는 것일까?
뉴스위크의 서울 특파원인 이병종 기자의 ‘짜맞추어 (기사)쓰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위크 본사의 데스크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기사의 질을 판단하는지 알 수 없으나 정론을 표방하는 세계적 언론사로서의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병종 기자의 이런 식의 기사쓰기는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적 경사’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다. ‘2004년 3월3일 제619호. 투지와 집념으로 이룬 생명 과학의 기적’이란 기사를 보자.
“지난주 황 교수는…인간 줄기세포 연구를 1년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이 연구를 금지하기로 결정한다면 황 교수는 외국에서 연구를 계속할 생각이다.”
그런데, 황우석 교수는 인간줄기세포 연구를 1년 간 중단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외국에서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적도 없다. 2월19일 귀국 기자회견을 보도한 어느 언론에도 이런 내용이 없다.
고형적 사고(Concrete Thinking)를 버릴 수는 없을까?
이병종 기자는 노무현 정권이 시행하는 정책의 잘잘못을 객관적인 기자의 입장에서 비판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가지는 ‘생리적 거부감’을 증폭하는 도구로 사용한다는 느낌까지 준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다수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이런 식으로 극렬하게 드러내는 것은 결국 비판도 아니고 저주에 불과하다.
최소한의 사실관계에 기초하지도 않는 이러한 보도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