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왜 양윤재를 중용했나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5-05-08 22: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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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서울시 양윤재 행정2부시장이 청계천복원본부장 재직 당시 건설업자들로부터 청계천 주변 높이규제 완화의 대가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체포되어 조사 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는 점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당시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와 경실련, 문화연대는 물론, 시민일보마저 양씨의 전력을 들어 청계천본부장 임명을 적극 반대했었다. 물론 부시장 임명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즉 공무원과 시민단체 및 지방언론사가 같은 목소리로 이 시장을 향해 “양씨를 임명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말이다.

    양 부시장은 2001년 한동안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분당 파크뷰 게이트에 관련돼 있는 인물로 도덕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성남시에서 용역비로 제공한 2000만원 이외에 개발업자로부터 돈을 받았는가 하면, 아파트 1채도 특혜 분양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 시장은 이 같은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면서 그를 중용하고 말았다.

    양씨는 지난 2002년 상반기 이 시장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사람이다. 같은해 7월 이 시장이 임명된 지 한달 후에는 청계천복원 추진본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단지 논공행상차원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특히 부시장 임명 당시에는 문화연대가 본인과 관계자들의 자필 진술서를 증거로 양씨의 비리사실을 공개한 일까지 있다.

    그런데도 이 시장은 “이미 끝난 사건이고 특별히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에 부시장 임명에 문제없다”며 양씨의 부시장 임명안을 중앙인사위에 올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시장이 이토록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그를 비호한 까닭이 무엇일까?

    단지 그가 선거캠프에서 도와주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당시 선거캠프에서 이 시장을 도운 사람은 양씨 혼자가 아니다. 특히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 선거캠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사람은 양씨가 아니라 조모씨다.

    하지만 조씨는 청계천복원사업과 관련, 허울뿐인 시민위원회의 부위원장직을 맡은 게 고작이다.

    그렇다면 양씨가 이 시장으로부터 이토록 총애를 받은 이유는 다른데 있는 게 아닐까?

    검찰은 “재개발로 엄청난 이익을 얻는데 60억원 정도는 줘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개발업자에게 한 적이 있느냐”고 추궁했다고 한다. 물론 양씨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검찰수사를 더 지켜봐야겠으나, 만에 하나라도 ‘60억원 요구설’이 사실이라면, 그 많은 돈은 도대체 어디로 흘러들어가는 돈이었을까?

    모쪼록 이번 사건과 관련, 몸통은 간데없고 깃털만 처벌하고 사건을 무마하는 검찰 관행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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