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권문용’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5-07-04 21: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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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이 세상에서 겉과 속이 다른사람 중에 권문용 강남구청장보다 더 다른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그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회장으로서 마치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무진 애를 쓰는 것처럼 교묘하게 위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시민단체로부터 지방자치 ‘공적(公敵) 1호’로 거론될 만큼, 주민자치를 철저하게 짓밟은 반 자치적인 인물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3일부터 강남구청 정문 앞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권문용 구청장은 주민자치를 인정하라”며 주민감사청구조례 제정촉구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실제로 강남구는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주민감사청구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다. 주민자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한마디로 권문용 구청장을 중심으로 하는 독재자 왕국을 구축하겠다는 심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사람이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여야합의에 반발하면서 “정치권이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 폐지는 고사하고 기초 의원까지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한마디로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만일 그가 주민감사청구조례를 제정하고 주민자치를 인정하면서 그런 주장을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중앙정치권에서는 강남구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민감사청구조례와 주민투표조례를 제정하지 않는 등 사실상 주민자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 마당이다. 따라서 그런 사람이 지방자치 발전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정치권에서 그가 대표로 있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의 주장을 일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 구청장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은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감사원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집행 실태에 관한 감사를 한다고 하니까 감사원을 항의 방문한 바 있다. 심지어 그가 대표로 있는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에서는 감사원감사 권한쟁의 심판청구까지 한 상태다.

    상위기관의 감사는 지자체별 자체감사로는 부정과 비리를 근절하는 데 부족하다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명백한 증거가 있을 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남구는 지난 1999년부터 실시한 민간용역 아웃소싱에 대한 예산집행과 관련, 현재까지 내부 감사조차 한번도 실시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민원감사담당관실에 전문 감사 인력이 태부족 상태라는 것이 강남구의회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이보다 더 명백한 감사의 필요성에 대한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이 정도는 약과다. 강남구 관내 21개의 장애인 시설에 단돈 일만원도 예산에서 지급하지 않는 그가, 자신의 부인 해외경비에는 혈세를 ‘펑펑’ 퍼부어대다가 망신을 당한 일도 있지 않은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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