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거 알어?’
‘뭐?’
‘클론이 다시 노래한데,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출거래’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춘다고?... 신기하네’
지난 휴일에 딸과 무심코 나눈 대화입니다. 그리고는 잊어버렸습니다. 오늘 신문에서 클론이란 가수가 복귀 앨범을 내놓았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득 딸과의 대화가 기억나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순간 ‘신기하네’라는 반응을 보였던 내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고 말았습니다.
2000년 11월에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얻었다는 강원래씨. 그가 5년 만에 새로 내는 앨범이라고 합니다. 앨범 제목은 ‘다시 멈추지 않을 것’이랍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5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는 동안 강원래씨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힘든 과정을 거쳤을까요
같은 멤버인 구준엽씨는 친구와의 복귀를 위해 지난 1년간 휠체어를 타고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살고 보니까 친구인 강원래씨의 심정을 100분의 1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진정 10000분의 1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밤늦은 개그 프로그램 중에 ‘바퀴달린 사나이’가 나옵니다. ‘바퀴달린 사나이’는 휠체어를 탄 자신을 표현하는 말인데 그 사람의 개그에는 가시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웃음을 이끌어 내면서도 장애우로서 살아오며 겪었던 한국사회의 편견에 적나라하게 일침을 가합니다.
‘... 정상인이 다니는 학교에서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두손으로 걷는 모습을 다른 아이들이 따라할 거라며 교육상 좋지 않다고... 그렇죠. 처음엔 따라할 겁니다. 하지만, 따라 해보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기 때문에 나중엔 하라고 해도 안 할겁니다...’
몇년 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납니다. 우연히 전동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에 승차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버스가 도착해서 전동휠체어 채로 승차(버스구조가 다름)할 때까지 거의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 듯 느껴졌습니다. 주변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얼굴 찌푸리는 표정 없이 그 과정을 지켜보거나 도와주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나에겐 충격이라고 표현해야 할 만한 그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아... 이래서 한국에선 볼 수 없던 휠체어 탄 사람들이 여기에서는 그렇게 많이 보였구나’
오늘 기사를 보면서 모든 장애우들이 ‘바퀴달린 사나이’가 말하듯 ‘겪어보면 알텐데 겪어보지 못해, 편견이라는 생각의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들’ 앞에, 보란 듯이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서주길 간절히 바라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글을 적어봅니다.
강원래씨는 “우리 무대를 보면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쳤구나’ ‘멋지다’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했답니다.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준비하고 노력해 온 그의 인생에서 다시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고, 무대에 서기전인 지금의 모습이 이미 멋지다고 말이죠.
도를 넘어선 ‘국토파괴정책’
고 하 승 편집국장
환경운동연합은 “노무현 정부의 국토 파괴정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중심 개발정책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면서 국토균형발전을 주창해 온 노무현 정부에게 이 같은 지적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정책의 실상은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고 건설업체를 부양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환경연합의 주장은 불행하게도 사실이다.
국토균형발전을 핑계로, 다른 한편에서는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않았던 대규모 국토파괴와 환경파괴를 수반하는 개발 사업을 일시에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도시 실상이 가관이다. 말로는 낙후된 지역의 발전과 기업의 투자 여건 조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기업도시가 골프장, 카지노, 경마장 중심의 기형적인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현대건설에 의해 추진되고 태안군에 의해 신청된 천수만 지역은 태안군의 관광도시와 서산시의 지역특구 이름으로 전체 600만평 중 330만평에 골프장 216홀(12개 골프장)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또 하동 광양 섬진강에 시도되는 관광레저 도시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환경연합 측의 지적이다.
이 지역은 호텔(800여실), 카지노(슬롯머신 2500대 가정), 경마장을 빼면 껍데기만 남는다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관광도시가 아닌 산업형 기업도시로 신청된 무안의 경우, 72홀 규모 골프장 증설 이외는 구체적인 사업이 없는 상황이라고 하니,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특히 노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국책 사업인 서남해안 관광레저 기업도시는 1단계 사업신청 내용 중 카지노단지 사업비가 전체 8조7003억원 중 4조1447억원으로 사업비 대비 47.64%에 달한다고 하니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나머지 단지의 대부분도 골프장 30여개 건설 계획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기업의 생산적 산업 활동과 연관된 최초 기업도시 정책의 의미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사행산업 중심의 관광ㆍ레저 산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애초 기업도시 계획 취지에 어긋나는 골프ㆍ도박장 중심의 개발 계획으로 변질돼 있는 만큼 이를 백지화하는 게 옳다는 판단이다.
기업도시를 졸속으로 추진해 실패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우려되는 대목은 지난 7일 이해찬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밝힌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내용이다.
수도권에 디즈니랜드와 같은 대규모 관광테마파크를 비롯한 대규모 놀이·관광단지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한다.
이는 한마디로 기업도시, 지역특구, 혁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땅투기를 부추기는 무분별한 토목사업을 수도권지역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아닌가. 과연 이렇게 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태산이다.
‘뭐?’
‘클론이 다시 노래한데,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출거래’
‘휠체어를 타고 춤을 춘다고?... 신기하네’
지난 휴일에 딸과 무심코 나눈 대화입니다. 그리고는 잊어버렸습니다. 오늘 신문에서 클론이란 가수가 복귀 앨범을 내놓았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득 딸과의 대화가 기억나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순간 ‘신기하네’라는 반응을 보였던 내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고 말았습니다.
2000년 11월에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얻었다는 강원래씨. 그가 5년 만에 새로 내는 앨범이라고 합니다. 앨범 제목은 ‘다시 멈추지 않을 것’이랍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5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는 동안 강원래씨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힘든 과정을 거쳤을까요
같은 멤버인 구준엽씨는 친구와의 복귀를 위해 지난 1년간 휠체어를 타고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살고 보니까 친구인 강원래씨의 심정을 100분의 1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진정 10000분의 1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밤늦은 개그 프로그램 중에 ‘바퀴달린 사나이’가 나옵니다. ‘바퀴달린 사나이’는 휠체어를 탄 자신을 표현하는 말인데 그 사람의 개그에는 가시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웃음을 이끌어 내면서도 장애우로서 살아오며 겪었던 한국사회의 편견에 적나라하게 일침을 가합니다.
‘... 정상인이 다니는 학교에서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두손으로 걷는 모습을 다른 아이들이 따라할 거라며 교육상 좋지 않다고... 그렇죠. 처음엔 따라할 겁니다. 하지만, 따라 해보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기 때문에 나중엔 하라고 해도 안 할겁니다...’
몇년 전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납니다. 우연히 전동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에 승차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버스가 도착해서 전동휠체어 채로 승차(버스구조가 다름)할 때까지 거의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 듯 느껴졌습니다. 주변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얼굴 찌푸리는 표정 없이 그 과정을 지켜보거나 도와주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나에겐 충격이라고 표현해야 할 만한 그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아... 이래서 한국에선 볼 수 없던 휠체어 탄 사람들이 여기에서는 그렇게 많이 보였구나’
오늘 기사를 보면서 모든 장애우들이 ‘바퀴달린 사나이’가 말하듯 ‘겪어보면 알텐데 겪어보지 못해, 편견이라는 생각의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들’ 앞에, 보란 듯이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서주길 간절히 바라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글을 적어봅니다.
강원래씨는 “우리 무대를 보면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쳤구나’ ‘멋지다’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했답니다.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준비하고 노력해 온 그의 인생에서 다시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고, 무대에 서기전인 지금의 모습이 이미 멋지다고 말이죠.
도를 넘어선 ‘국토파괴정책’
고 하 승 편집국장
환경운동연합은 “노무현 정부의 국토 파괴정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중심 개발정책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면서 국토균형발전을 주창해 온 노무현 정부에게 이 같은 지적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정책의 실상은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고 건설업체를 부양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환경연합의 주장은 불행하게도 사실이다.
국토균형발전을 핑계로, 다른 한편에서는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않았던 대규모 국토파괴와 환경파괴를 수반하는 개발 사업을 일시에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도시 실상이 가관이다. 말로는 낙후된 지역의 발전과 기업의 투자 여건 조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기업도시가 골프장, 카지노, 경마장 중심의 기형적인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현대건설에 의해 추진되고 태안군에 의해 신청된 천수만 지역은 태안군의 관광도시와 서산시의 지역특구 이름으로 전체 600만평 중 330만평에 골프장 216홀(12개 골프장)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또 하동 광양 섬진강에 시도되는 관광레저 도시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환경연합 측의 지적이다.
이 지역은 호텔(800여실), 카지노(슬롯머신 2500대 가정), 경마장을 빼면 껍데기만 남는다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관광도시가 아닌 산업형 기업도시로 신청된 무안의 경우, 72홀 규모 골프장 증설 이외는 구체적인 사업이 없는 상황이라고 하니,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특히 노 대통령까지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국책 사업인 서남해안 관광레저 기업도시는 1단계 사업신청 내용 중 카지노단지 사업비가 전체 8조7003억원 중 4조1447억원으로 사업비 대비 47.64%에 달한다고 하니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나머지 단지의 대부분도 골프장 30여개 건설 계획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기업의 생산적 산업 활동과 연관된 최초 기업도시 정책의 의미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사행산업 중심의 관광ㆍ레저 산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애초 기업도시 계획 취지에 어긋나는 골프ㆍ도박장 중심의 개발 계획으로 변질돼 있는 만큼 이를 백지화하는 게 옳다는 판단이다.
기업도시를 졸속으로 추진해 실패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우려되는 대목은 지난 7일 이해찬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밝힌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내용이다.
수도권에 디즈니랜드와 같은 대규모 관광테마파크를 비롯한 대규모 놀이·관광단지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한다.
이는 한마디로 기업도시, 지역특구, 혁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땅투기를 부추기는 무분별한 토목사업을 수도권지역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아닌가. 과연 이렇게 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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