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는 강남아줌마 불패신화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5-07-24 19:58:31
    • 카카오톡 보내기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며칠 전 한 독자로부터 재미있는 소리를 들었다.

    ‘강남아줌마 2탄’을 쓰라며 필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노무현 대통령이 “배 아픈 사람들의 문제는 해결해 줬는데, 배고픈 사람들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통해 강남부자들이 부동산 투기로 잘사는 꼴을 보고 배 아파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해결해 줬으나, 여전히 실업난 등으로 인한 빈곤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런 방식(세금 인상)으로는 뛰는 부동산가를 잡을 수 없다는 말도 했다.

    명의이전의 방법으로 아파트를 사고팔면 세금을 떼고도 한 달에 3000~4000만원은 벌수 있다는 데, 그까짓 세금으로 어떻게 뛰는 부동산가를 잡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필자는 며칠 전 한 후배의 말을 인용, ‘강남아줌마 1탄’격의 글을 쓴 바 있다.

    당시 모 후배는 강남아줌마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너무나 고마워하고 있다는 요지의 말을 했었다.

    강남사람들을 미워하면서도 부동산값을 이렇게까지 올려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사실 대통령이 지난 제헌절에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만은 잡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강남의 부동산 시장은 상한가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강남아줌마들의 불패신화는 꺾일 때가 된 것 같다.

    강남을 비롯한 서울 전역의 집값상승세가 처음으로 멈췄기 때문이다.

    건교부가 지난 한주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강남, 서초, 분당, 용인 등 집값 상승을 주도한 6개 지역 주요단지의 매도문의가 처음으로 매수문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최근 집값상승의 원인이 수급불균형보다는 막연한 기대에서 비롯된 것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아마도 8월말 정부의 부동산 안정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집값상승 기대가 집값하락으로 반전되면서 가격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일 것이다.

    특히 다주택 보유자와 고가 부동산에 대한 세금 부담 강화가 예상되면서 해당 지역이나 단지에 대한 신규 수요가 감소되고 있다. 따라서 강남아줌마 불패신화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말로 ‘살살’ 아팠던 배가 낫는 기분이다. 하지만 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려는지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최근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짐에 따라 특히 저소득층의 가계불안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는 것처럼, 이제 노 대통령은 서민경제 살리기에 전념해 주기 바란다. 연정이니, 내각제니 하는 정치문제는 그 다음에나 생각할 문제다.

    아무튼 강남아줌마 불패신화가 꺾이고 있다는 소식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즐거운 소식이 경제문제에도 들려오기를 고대해 본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