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김과장! 일 처리 잘했어!

    기고 / 시민일보 / 2005-10-13 2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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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정청래
    {ILINK:1} 어느 온라인 취업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직장인들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어이∼김과장, 일 처리 잘했어’,‘수고 많았어’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2005년도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행정부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의 실적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국정감사를 통해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지적과 비판이 뒤따르며 이에 따른 대안이 모색됩니다. 그러나 행정부의 업무성과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던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인 국정감사의 일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초선 국회의원으로 작년에 처음으로 국정감사를 마치고 마치 ‘내가 국감을 한 것이 아니라 국감을 당한 것 같다’는 국감후기를 글로 써서 올린 적이 있습니다. 무엇이라도 하나를 제대로 알고 질책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사전 공부가 필요한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소관 부처의 공무원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인데 초보인 제가 질타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나름대로 4대원칙을 갖고 준비를 했습니다.
    ①나도 국회의원이다 -국민참여형 국정감사를 지향했습니다. 새 시대의 흐름에 맞게 해당 분야 전문가나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직접 ‘국정감사 국회의원’이 되어 국감질의서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국회의원도 참여하는 국민들도 소통의 문제를 떠나 실질적인 대안제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화재청이나 문화예술위원회, 대한 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국정감사시 실제로 ‘국민 국회의원들’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②현장이 생명이다 -현장만큼 더 훌륭한 선생님은 없습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저는 피감기관 10여곳을 방문했고 청계천도 개장하기 전 미리 답사를 했습니다. 국감 기간 중에는 고작 10분 남짓의 질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1초 1초시간이 지나는 것이 참으로 입이 바짝바짝 타는 안타까운 순간들입니다. 그런데 미리 기관을 방문하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공부도 되고 정책 토론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게임산업개발원은 4시간이 넘게 질문과 토론을 할 수 있어서 참으로 유익했습니다.

    ③정책 대안은 기를 쓰고 한다 -누구든 비판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비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는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또한 대안을 제시하더라도 예산이 걸려 있는 문제까지 모두 해결하기는 참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피감 기관들은 ‘국정감사 하루만 넘어가면 된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그것이 제대로 이행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애프터서비스를 하려고 합니다.

    ④잘한 것은 칭찬합시다-흔히 국정감사는 고성과 질책 그리고 고압적 몰아침으로 이미지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과연 잘못한 것만 있느냐?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모범적인 공무원들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감기간 중 저는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김보연씨는 2년여의 끈질긴 작업 끝에 잃어버린 ‘로봇 태권V’를 디지털로 복원시켜놓았습니다. 언론재단은 그동안의 관행을 과감히 끊고 이사회 구성을 일신하는 등 사업의 투명성을 높여 놓았습니다. 문화재청은 작년부터 제가 꾸준히 제기해 왔던 미군기지내 문화재 보존을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SOFA 문화재위원회를 신설하는 신설하고 유실의 위기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사업비 카드결제 제도는 예산의 투명성을 높이는 성과였습니다.

    이 밖에도 인상적인 사업성과들은 많았습니다. 오늘 엮어서 내는 28가지 칭찬 자료집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칭찬 사례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매년 국감을 마치고 이와 같은 칭찬 자료집을 펴낼 생각입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야당의 폭로성 공세가 줄어든 국정감사였습니다. 이는 야당이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행정부가 투명해졌고 하나하나 우리사회가 합리적인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또 다른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21세기의 새로운 가치와 질서에 부응하도록 정부조직과 사업관행에 대한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저는 정부기관의 사업성과와 업무혁신사례를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칭찬은 사람이나 조직의 잠재된 능력을 십분 발휘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교해서 말하면 ‘칭찬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일으켜 세운다’ 는 확신을 이번 기회에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칭찬합시다’라는 제목으로 문화관광위원회 소속기관들의 사업성과와 혁신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국감을 마치고 한가지 더 드는 생각은 상시국감이나 아니면 애프터 국감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국감 때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일 국정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올 국감때 다하지 못한 것은 계속 자료를 제출받아 국감후에라도 문제가 있다면 지적하고 시정조치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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