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새판짜기’ 요동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5-11-06 19:54:18
    • 카카오톡 보내기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예상했던 정치권의 `새판짜기’ 움직임이 이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쩌면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같은 거대정당도 거대한 ‘새판짜기’위력에 밀려 본 모습을 상실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선 집권당이 열린우리당이 내년 2월18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장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정동영-김근태 두 장관 진영의 세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장관 진영을 중심으로는 물밑 세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등 사실상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채 당권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물론 당 내부에서는 전당대회가 내년 지방선거용인 만큼 차기 대선주자들이 정치적 상처를 입지 않도록 차라리 관리형 제3후보라든가 40대 젊은 의원들을 당 대표로 선출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결국 전당대회 날짜만 잡혔을 뿐 세부사항을 놓고 여당 내부가 또다시 혼돈과 고민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염동연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제안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며 사실상 탈당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386세대 임종석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현재의 5당 정치구조는 불완전한 과도체제이고, 한국정치는 수구기득권 정당, 중도개혁정당, 진보혁신정당의 `이념삼각체제’로 분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당은 전대 이후 쪼개지거나 민주당과 합당과정에서 쪼개지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됐다.
    한나라당도 이명박 서울시장과 박근혜 대표의 지지율이 엇갈리면서 두 대권주자 사이에는 치열한 신경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뉴라이트’ 인재영입을 위한 경쟁도 물밑에서 뜨겁게 이뤄지고 있다. 양측이 아직 드러내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이들의 갈등은 여야의 갈등보다 심각하다는 견해도 있다. 따라서 대권 경선 이전에 둘은 갈라 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가운데 중부권 신당인 `국민중심당’과 자민련이 지난 4일 통합에 합의했고, 이날 저녁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한화갑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과 저녁회동을 갖고 `신 정치질서’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거대 정당에 앞서 소수정당이 먼저 ‘정계개편’을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 재빠르게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이들 소수정당이나 정파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의 범 민주 통합세력과 한나라당의 중도개혁세력, 민주당이 서로 통합을 모색하는 ‘중도개혁당’이 선수를 치고 나서지 않으면, 민주당과 자민련을 포함한 국민중심당이 서로 연대하는 지역연합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말이다.

    각 정당이 지역감정타파를 운운하면서도 정작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낱 언어유희에 불과한 것 아니겠는가.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