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별봄맞이꽃

    칼럼 / 시민일보 / 2006-01-12 20: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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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별봄맞이꽃(The Black Pimpernel)은 넬슨 만델라가 반역죄로 도피생활을 할 당시 불려졌던 별명이었다.
    인종 차별 정책에 항거하면서 27년간 감옥에 갇혀 있었던 사람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를 지탱해준 힘은 무엇이었을까? 정부의 온갖 회유와 가족에 대한 핍박까지 겪으면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았던 만델라에게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그의 행보에서 불국의 의지, 강인한 신념, 끊임없는 노력을 만델라의 덕목으로 애기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만델라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의지, 신념, 노력, 추진력과 같은 덕목이 아니라 관대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만델라가 남아프리카 교도소 기지인 로빈섬에서 수감생활시 그곳에서 20년간 만델라의 교도관이었던 제임스 그레고리와의 관계는 그의 위대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만델라는 자신의 교도관과 친구가 됐으며 그레고리의 아들이 자동차사고로 사망했을 때도 만델라는 절망에 빠져있던 그레고리를 위해 몇 주 동안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20년 동안 알았던 교도관 그레고리에게 이별을 고하면서 만델라는 눈물을 흘리며 포옹했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을 주도했던 페르시 유타를 만났을 때도, 만델라는 미소를 지으면서 한때 적이었던 84세 먹은 그 노인 어깨에 팔을 올리면서 이제는 모든 일들이 과거가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만델라는 지위의 고하나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들을 따듯한 마음으로 대했으며, 그의 사람들에 대한 소박하고 다정다감한 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도자 만델라의 진면목을 느끼게 해주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과 동족에게 끊임없이 고난과 고통을 강요하였던 백인들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았으며 오직 잘못된 인종차별 제도의 철폐를 주장하였고 그것을 관철 시켰던 것이었다. 그는 흑인들에게 분노를 폭발시킬것이 아니라 관대해지자고 주장했으며 1994년 4월 27일 선거당일에는 백인 소수민족에게 ‘신뢰와 안전’을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연설할 정도였다.
    만델라는 극도로 적대적인 갈등의 사회에서 지도자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신뢰와 사랑으로 적까지 포용하는 그의 따듯하고 너그러운 태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
    우리나라는 지금 어떤가?
    대통령이 바뀌면서 편이 갈라지고 갈등은 더욱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풀이 정치라고 말할정도로 대통령이 분노와 적개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한다. 대통령에 반대하는 자는 언론이건 사람이건 적군으로 규정되어 버린다. 대통령을 그런 적군들과 전쟁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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