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영입론은 사기극?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6-03-06 19: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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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요즈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사기극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최근 한미준이 신당 창당 준비를 하면서 마치 ‘고 건 신당’인 것처럼 행세, 각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었다.
    그러나 필자가 “의심스럽다”며 최초로 의혹을 제기했고, 결국 ‘한미준 신당’은 ‘앙꼬(고 건)없는 찐빵(신당)’이라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물론 언론으로부터의 관심도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와 흡사한 사기극이 한나라당 일각에서 진행되고 있다.
    실체도 없는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영입론에 마치 이심(李心)이 실린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실제 박계동 의원은 지난 5일 서울시장 후보 외부 영입 문제와 관련, “현재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다”며 “박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다”고 말했었다.
    물론 거짓이다.
    박 대표는 다음날 바로 “어제 박 의원이 전혀 합의도 안 됐고 사실도 아닌 말을 사실인 양 말했다”며 “당이 민주화됐고 자율성도 부여됐지만 언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박 의원이)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말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재오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가 모르는 인재 영입이 있느냐”며 박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박계동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실제 박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사전에 ‘교감’했다는 말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은데 아직 비공식 라인에서 의사타진 과정이기 때문에 섣불리 밝히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미준의 행태와 너무나 흡사하다.
    당시 필자가 “한미준의 신당은 ‘고 건 신당’이 아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고심(高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자, 한미준 관계자는 “고 전 총리가 정치적 부담 때문에 고심이 없는 것처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던 것과 동일한 수법이라는 말이다.
    그러다 결국 한미준은 “고 전 총리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당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정몽준 의원을 대안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은근히 풍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박 의원이 마치 서울시장 외부영입론에 이심(李心)이 실린 것처럼 하면서, ‘정몽준 카드’를 제시한 것과 닮은꼴 아닌가.
    과연 박 의원은 무엇을 기대하면서 이 같은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이번 선거판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보려는 속셈인 것 같은데, 그로 인해 정말 열심히 경선을 준비 중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박 진 의원이 입는 타격은 어쩌란 말인가.
    또 한나라당이 입는 타격은 어찌할 것인가.
    ‘초록은 동색’이라고 ‘한미준’과 박계동 의원의 행태가 어쩌면 그리도 많이 닮았는지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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