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폄하한 李 시장을 비하한다

    기고 / 시민일보 / 2006-03-21 17: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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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석 열린우리당 의원
    {ILINK:1} 나는 돈 없이 정치하는 젊은 정치인이다.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제법 잘나가던 교수직을 팽개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깨끗한 선거를 통해 수도권 최고 득표율 60%를 얻어 당선되었다.
    40대의 평범한 전문직장인이 돈 없이도 정치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싶었고, 지금까지 깨끗한 정치를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나의 짧은 정치경험에 의하면 돈 없는 사람도 정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 할수 있다.
    돈으로 사람을 사고 표를 샀던 구태정치는 이 땅에서 분명 흘러간 과거형 시제가 되었으며, 나처럼 돈 없이 국회의원이 되어도 의정활동을 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런데 이명박 시장의 ‘돈 없는 사람은 정치 할 수 없다’라는 발언은 깨끗한 정치를 위해 노력하는 이 땅의 정치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으며, 그의 발언은 새로운 정치문화를 실현하고 있는 시대에 대한 폄하이다. 고로 이명박 시장 같은 천박한 선배정치인을 아무리 비하하여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한다.
    특수카페트로 만든 코트에서 공짜테니스를 수년간 즐기다 들켜 버린 돈 많은 귀족정치인 이명박은 이번 황제테니스 파동으로 정치적 크로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해찬 전 총리가 황제골프로 낙마하였다면 이명박 시장은 황제테니스로 시장을 사퇴할지도 모른다. 황제테니스를 둘러싼 진실과 거짓의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2003년부터 남산에서 가끔 테니스를 쳤다고?
    이명박 시장은 2003년 3월부터 남산코트에서 테니스를 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이다. 최소한 2002년부터 남산코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 당시에도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았다. 테니스를 친 회수는 이명박 시장이 말하는 가끔이 아니라 최소한 보름에 한번꼴로 테니스를 즐겼다.
    주말에도 바쁜 일정을 보내야 하는 서울시장이 보름에 한번 정도로 테니스를 칠 정도면 가끔이 아니라 자주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하다.
    정치적 상상력을 동원해 보면 ‘자주’를 ‘가끔’으로 해명하고 코트를 처음 사용하던 시점을 2003년이라고 주장하는 내막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2. 서울시 前테니스협회 회장을 모른다고?
    지난 몇 년간 이명박 시장을 대신하여 남산 코트를 예약한 두명의 인물이 있다.
    두명중 한명인 서울시 테니스협회 前회장은 2003년 초까지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예약과 이명박씨와 게임을 원하는 사람 섭외 일체를 맡았다.
    이 사람을 이명박 시장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왜 일까? 역시 정치적 상상력을 동원해 되면 ‘잘 아는’ 사람을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둔갑시키는 데에는 뭔가 사연이 있을 것이다. 참고로 테니스협회 前회장은 서울시청과 직접 관련된 도로표지판 사업자였으며 전과자라는 소문이 테니스계에 파다하게 퍼져 있는 문제인물이다.
    #3. 2000만원을 누가, 왜 냈을까?
    테니스협회 前회장이 이명박 시장으로부터 거세된 후 남산코트 대리인을 승계한 자가 바로 서울시 체육회 이 모 부회장이다. 이 모씨의 경우 원래 최병렬 측근이었으나 최병렬씨의 요청으로 평소 체육과는 무관한 이 씨를 체육회 부회장으로 임명하였다.
    서울시 체육회 당연직 회장인 이명박 시장은 부회장인 이 모씨를 통해 서울시 체육계와 관련 현안을 해결해 왔다.
    그런데 평소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이모씨가 자신의 돈으로 테니스코트 이용료 2000만원을 납부했다고 보기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우며 세가지 추정이 가능하다.
    첫째, 이 부회장이 납부한 2000만원이 이명박씨의 주머니로부터 나온 것 일수도 있으며 둘째, 이 시장과 이해관계가 있는 누군가 이 부회장에게 전달한 후 이 부회장이 테니스협회를 통해 대납했을 가능성 셋째, 신설되는 잠원동 테니스코트를 서울시 체육회가 위탁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대가성일 가능성이 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 의혹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4. 로비장으로 변질된 테니스장의 내막은?
    지난 수년간 남산코트는 거물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위한 ‘그들만의 놀이터’였다. 과거 대통령과 안기부장 전용코트이었기에, 이전부터 이곳을 ‘대통령테니스장’으로 불려 왔다. 지난 몇 년간 남산코트는 이명박 시장을 위한 전용코트였이다.
    전용코트라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 평일 한두팀 정도 외부에 허용했을 것이다.
    물론 눈가리고 아웅이었다.
    2003년 서울시로부터 코트 위탁 운영을 받았던 체육진흥회가 낮은 수익성 때문에 테니스코트를 없애고 배드민턴장, 매점 등 일반인들을 위한 개조요청을 거절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로비장으로 활용되는 이명박 시장의 놀이터를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산놀이터에서 황제테니스를 즐긴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위 글은 시민일보 3월 22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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