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 동영상’ 문제의 본질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6-05-03 19: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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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또 한나라당이야?

    한나라당 소속 최연희 사무총장의 ‘성추행’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한나라당 소속 박계동 의원의 ‘술 추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한나라당은 3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윤리위를 소집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파문의 확산방지를 위해 긴밀하게 움직였으나, 그렇게 쉽게 파문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의 동영상은 박 의원이 술집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종업원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약 51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여러 장면이 편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영상물을 2시간 촬영한 결과 중에서 가장 의혹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되는 51초를 편집해, 악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만 유포했다”며 “핸드폰으로 촬영한 것이 아니며, 고성능 소형 촬영장비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어, 본인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3월에 촬영한 것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의원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몰카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했다.

    도대체 여성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는 것과 정치적 음모에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박 의원의 술자리 동영상이 비록 몰래카메라에 의해 촬영돼 특정목적을 가지고 인터넷에 유포됐다 하더라도 현직 국회의원이 여성의 몸을 만지는 추태는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적 기준을 명백하게 어긴 행동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일부 오해를 살만한 장면은 있지만 여자종업원의 가슴에 손을 넣지는 않았다”는 주장은 참으로 가관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을 본 사람들 중에 과연 누가 그 말을 믿을까 싶다.

    물론 이같은 몰카를 찍어 유포한 사람은 의도야 어찌됐든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사자인 박 의원의 잘못이 면피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야당 탄압 운운하며 정치적 문제로 몰고 가려는 박 의원의 태도는 온당하지 못하다.

    박 의원은 무조건 국민들 앞에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옳았다.

    설사 정치적 음모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박 의원이 여성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진 것은 명백한 잘못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을 보면서 언론인으로 다시 한번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최연희 성추행 사건 때처럼 이번에도 언론인이 관여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때는 J일보가, 이번에는 D일보 기자가 동석했다고 하는데,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고 같은 언론인으로서 그저 독자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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