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께 드리는 글

    칼럼 / 시민일보 / 2006-05-14 20: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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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영(민주노동당 의원)
    5월1일 노동자의 날에 쉬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공무원 노동자들과 교육노동자들입니다. 그날에 저는 노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노동절을 기념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봤습니다.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자들의 감사인사를 흐뭇한 마음으로 들어야 할 텐데 사회의 시선이 마냥 따뜻하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5월15일, 스승이라는 존귀한 이름으로 존경의 인사를 함께 나누어야 하는 날에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며칠 전 “교육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말을 보고 많은 공감을 했었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세상의 어떤 일보다 존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사는 직업이 아니라 명예라는 말에도 한편으로는 동감을 합니다.
    하지만 교사의 일도 노동이기에 교육노동자라는 말이 교사들에게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어울렸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스승은 글과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다 스승이라고도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주위의 모든 사물과 사람들을 스승이라고 여기고 존귀하게 여기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감사의 인사와 함께 선생님들께 꼭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의 목적으로 대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매우 불쌍합니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해져 공부하는 기계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학생에게는 인권이라는 말이 잘 녹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성적 때문에 소중한 목숨을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교사들에게도 경쟁과 눈앞의 성과만을 강요하는 것이 당연한 듯 여기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학교현장의 이러한 현실은 학교 밖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윤 경쟁으로 각종 차별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이 남발되고 전 지구적 경쟁에서 이겨보겠다는 명목으로 자국의 농업과 공공서비스 영역까지 포기하고 있습니다.
    경쟁만을 추구할 때 그 끝이 어떨지를 쉽게 예측할 수 있기에 마음이 더욱 아픕니다. 이미 양극화의 골이 되돌릴 수 없을 만치 깊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모두들 절망의 늪에서 방황할지라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야기할 선생님들’이 우리 곁에는 많이 있습니다.

    중심을 잃지 마시고 갈 길을 당당히 가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위 글은 시민일보 5월15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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