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팬클럽, 毒인가 藥인가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6-05-23 19: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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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INK:1}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등장 이후 정치인팬클럽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정치인 팬클럽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고 건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우민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단체인 ‘창사랑’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물론 이들 팬클럽의 등장은 국민의 정치 참여를 높이는 등 정치발전에 일정정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움직임은 지지자에 대한 맹목적인 감싸기, 정보 왜곡과 여론 호도, 대립과 갈등 부각 등 부정적인 측면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신들이 마치 특정정치인의 의중을 대변한다는 착각을 하거나, 이를 빌미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과 관련해 ‘노사모’의 노혜경 대표의 글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소속당인 열린우리당에서조차 ‘출당 조치’ `노사모 대표직 사퇴’ 등의 격한 지탄을 받겠는가.

    또 피습사건 이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오버하지 마라”는 당부에도 불구하고 ‘박사모’가 사실상 공무집행 방해 행위를 한 것도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고 건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우민회’ 전북지사가 민주당 정균환 전북도지사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 논란에 불을 당긴 것도 그렇다.

    중앙본부에서 공식적으로 논평을 내고 “김화영 우민회 전북지부장의 민주당 정균환 후보 지지발언은 우민회와 무관한 일”라이며 “고 건 전 총리의 의사도 반영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으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 건 전 총리 지지를 선언하면서 출범한 ‘한미준’의 경우, 고 전 총리의 뜻과는 달리 독자신당 창당을 추진하다가 결국 고 전 총리로부터 결별 선언을 당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단체인 ‘창사랑’이 설친다.

    조춘호 대표는 23일 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 패배 이후에 잠시 정계를 물러난 것이지 정계 은퇴는 있을 수 없다”며 “향후 대선 정국에서 이 전 총재의 ‘결심’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는 7월 전당대회 이후 이 전 총재의 역할론을 부각시키는가하면, 강력한 대권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고 건 전 총리에 맞설 한나라당 대항마로서 이 전 총리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들 팬클럽은 단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모습을 떠나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지나친 것 같다.

    그 모습이 마치 ‘떡고물’을 기다리는 기회주의자들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팬클럽은 어디까지나 순수해야 한다. 공당의 공식적인 기구도 아닌 팬클럽이 공당에 대해 콩이야 팥이야 하며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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