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축구와 지방선거

    칼럼 / 시민일보 / 2006-05-24 17: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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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열린우리당 의원)
    하루 동안 금식을 하면서 박근혜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자기를 비워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들어올 수 있다. 단순히 마음만 비우는 것이 아니라 금식을 통해 몸을 비워야 다른 것도 보이는 것 같다. 성불사에 들렸다. 원경스님과 만나 좋은 말씀을 들었다. 뿌린대로 거둔다. 하늘의 그물이 성긴 것 같아도 걸리지 않는 것이 없다. 인과응보이다. 간단하고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다. 교만하면 안되는 것이다. 여든 야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침착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흥분하여 과장하거나 견강부회로 확대할 경우 국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쓰나미라고 말할 정도로 참담한 여론속에서 우리당은 힘겨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 내가 속해있는 계양구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 대부분 상대후보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괜찮은 후보들이다.

    이곳에서조차 우리당이 승리하지 못하면 인천지역 전패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다. 시장,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을 뽑는 선거이다. 하나씩 따져보고 판단해 줘야 한다. 아파트 관리를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영으로 하고 있는데 특정정당에 일방적으로 몰아주는 것은 특정관립업체에 위탁관리를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시장, 구청장은 물론 시의원, 구의원 까지 싹쓸이하여 찍어주는 것은 그것을 감시할 감사권한까지 한 회사에 넘겨주는 꼴이 되어 견제감시장치가 작동되기 어렵다.

    과연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인천시재정과 1000~3000억씩 들어가는 구 재정을 높은 지지도 때문에 공천비리문제가 정리가 덜 된 특정정당에게 전부 위탁할 수 있는 문제인가. 북한 노동당도 관제야당을 만들어 노동당이 독점하는 형태를 피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 가면 지방자치단체는 북한노동당을 능가하는 일당독점체제가 실현될 것 같다.

    이는 단순히 우리당 패배가 두려워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방자치단체, 의회 4년이 걱정이 된다. 수많은 비리와 권한남용, 브레이크 없는 난개발로 전국이 몸살을 앓을 것이 걱정이 된다.

    흔히 동네축구 이야기를 한다. 자기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고 공만 따라다니다가 헛점이 뚫려 지는 축구를 말한다. 여론의 쏠림 현상이다. 포률리즘을 극복하자면서 역으로 또다는 포퓰리즘이 걱정이 된다. 우리 국민들이나 정치는 각론에 약하다. 이미지와 총론적 분위기에 휩쓸린다.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않는다. 선거홍보물을 꼼꼼하게 읽는 사람이 드물다. 연봉 5000~6000만원짜리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다. 1000~3000억원에서 4조~10조에 이르는 우리들의 세금을 집행하는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잘 따져 봐야 한다.

    오늘도 지역을 돌면서 주민들과 만나면서 안타깝게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당당하고 의연하게 임해야 한다. 민심은 우리당을 비판하고 때리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있다.

    위 글은 시민일보 5월25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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