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 의원의 뻔뻔함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6-06-08 19: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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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룸살롱 성추행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나라당 소속 박계동 의원이 거듭 정치공작 의혹을 제기해 빈축을 사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데려온 게 크게 미움을 샀던 것”이라며 이처럼 어이없는 주장을 전개했다.

    박 의원은 룸살롱 여종업원에 대한 성추행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유포된 직후인 지난달 4일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공개시기의 선정, 유포과정 등을 볼 때 정치공작이 아니고선 (이번 사태가) 불가능해 보인다”며 검찰수사를 촉구한 일이 있다.

    당시 박 의원은 한나라당 윤리위원회로부터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경고 조처를 받았고, 이로 인해 여성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었다.

    심지어 같은 당의 진수희 공보부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에서 경고를 받았다는 것은 의원 입장에선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최소 1개월 이상 1년 이하의 당원권한 정지까진 갔어야 했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박 의원은 최소한 이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자숙했어야 옳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필자가 당시에도 지적했듯이 박 의원의 이 사건의 본질을 잘 못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문제의 동영상은 여러 장면이 편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박 의원으로서는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약 51초간의 동영상에는 박 의원이 술집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종업원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는 장면이 담겨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박 의원은 당시 “일부 오해를 살만한 장면은 있지만 여자종업원의 가슴에 손을 넣지는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가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었다.

    그렇다면 이제 자숙할 때도 되었건만, 여론이 잠잠해진 틈을 타서 또 다시 정치공작을 운운하다니 그 뻔뻔함이 너무나 역겹다는 생각이다.

    거듭 말하지만 박 의원의 술자리 동영상이 설사 박의원의 주장처럼 몰래카메라에 의해 촬영돼 특정목적을 가지고 인터넷에 유포됐다 하더라도 현직 국회의원이 여성의 몸을 만지는 추태는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적 기준을 명백하게 어긴 행동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박 의원이 데려왔다는 표현에 동의하지도 않지만, 그 말이 맞다고 해도 이것은 오 당선자를 데려 온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다.

    실제 5.31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표를 몰아 준 유권자들도 박 의원의 행동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있는 마당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오 당선자를 찍고 싶은데 박 의원의 행위가 미워서 그를 찍지 않은 사람이, 박 의원을 보고 오 당선자에게 표를 준 사람보다 몇 갑절은 많을 것이다.

    따라서 오세훈 당선자와 박 의원의 성추문을 연결시키는 태도는 온당하지 못하다. 박 의원은 무조건 국민들 앞에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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