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고 사랑받기 위해

    칼럼 / 시민일보 / 2006-06-13 20:19:51
    • 카카오톡 보내기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지방선거가 끝난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여진’은 한나라당내에 남아있습니다.

    ‘지자체와 대선은 별개이다’, ‘지방자치제와 의회가 모조리 한나라당으로 채웠졌다’, ‘좋아서 뽑아준 것 아니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라’.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귀한 말씀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국민들은 매우 이례적인 투표행태를 보였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높은 나라도 없습니다.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톱뉴스는 대개 정치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스탠리파크의 팬더곰이 관람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식의 생활뉴스가 톱뉴스가 되는 식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권에 따라 동맹도 바뀌고 국가이념까지 뒤집어지는 나라이니 당연히 국민의 정치적 관심사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국민들은 ‘싹쓸이는 막아달라’는 리본을 달고 다니며 ‘투표율이 50% 아래라면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보란 듯이 높은 투표율과 한나라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로 확실한 의사표현을 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먹고 살기 힘든, 하루도 편한 날이 없는 나라살림과 경제형편에 대한 국민들의 비명이며 절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항상 ‘균형’을 선택해온 매우 전략적인 투표를 해온 국민들이 ‘균형’마저 포기한 이유를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한나라당에 ‘몰표’를 주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왜 아예 투표를 하지 않는 ‘반정치’대신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었나 하는 점입니다.

    즉 국민들은 ‘균형’대신 ‘과감한 실험’을 선택한 것입니다. 적극적 정치참여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대선승리가 얼마나 험난할 것인지. 압도적으로 밀어주면서 한편으로는 ‘한나라당이 진짜 정신차렸는가?’를 실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실체’를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만사제치고 투표장으로 가서 ‘나라의 운명’에 자신의 의지를 확실하게 표시한 것입니다. 몇몇 언론에서는 ‘묻지마 투표’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에 대해 확실하게 ‘묻는 투표’였습니다. 너희 정말 잘할 수 있느냐? 너희한테 맡기면 제대로 일하고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 나라를 이끌겠냐를 ‘묻는 투표’였던 것입니다.

    점에서 지방권력을 한나라당 스스로 감시하는 ‘클린 지방자치 지원단’의 출발은 다행스럽고 기쁩니다.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가 엄격하고 냉정하고 가혹할 때 우리는 ‘선택’받을 수 있습니다. 지원단의 활동이 곧 대선승리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됩니다. 선택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험하고 외롭고 고단한 길을 모두 함께 걸어갑시다.
    목표가 그리 멀지 않습니다.


    위 글은 시민일보 6월 14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