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존중·내정불간섭

    칼럼 / 시민일보 / 2006-06-18 20: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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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부 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 6주년을 기념하여 남녘땅 광주에서 개최되는 민족통일 대축전에 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장으로서 귀측 대표단을 인솔하고 오신 안경호 선생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오늘 공개서한을 통해 안 선생께 저희들의 생각을 전하게 된 것은 광주 대축전에 초청받지 못하여 안 선생을 직접 만나뵐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저희들의 생각이 저희들만의 생각이 아니고 남녘땅의 많은 동포들의 견해일 것으로 생각되어 공개서한의 형식을 빌렸다는 점도 밝혀드립니다.

    ‘투쟁 80돌기념 평양시보고회`에서 기념보고를 통해 `한나라당이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으면 6.15가 날아가고 평양 서울로 가는 길, 금강산 관광길이 막히게 될 것이며 개성공업지구 건설도 전면 중단되고 남녘땅은 물론 온 나라가 미국이 불지른 전쟁의 화염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발표하신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한마디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광주 민족통일 대축전에 귀측대표단을 인솔하고 오신 안 선생이 위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셨으리라고 믿어지지 않습니다.

    안 선생께서도 잘 알고 계시듯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한국사회 일각에서 북측의 이른바 체제변혁을 주장해왔지만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그같은 논의가 비현실적이고 한국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만약 남측의 정부나 여야 정치권이 귀측의 정권이 교체되어야한다거나 귀측의 당이나 군과 같은 특수집단의 존재를 비방하거나 무시하는 내정간섭과 분열조장의 발언을 공표했다면, 귀측의 반응은 어떠했겠습니까.

    내외의 온갖 장애를 슬기롭게 극복해야하는 오늘의 남북관계는 살얼음판 걷듯,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만지듯 상대를 자신보다 더 배려하면서 진행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안 선생의 지난 10일자 평양보고대회 발언은 상호존중의 자세,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훼손함으로써 6.15남북공동선언 정신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선생께서는 당연히 문제된 발언을 취소·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에서는 지난날 불행했던 군사독재 시절과는 달리, 여야 간의 정권교체가 놀랄 일이 아니라는 점은 안선생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북측은 남측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6.15정신을 존중하여 교류협력·평화공존의 길로 나아갈 것을 촉구하고 협의를 강화할 방침을 가지고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6.15 민족통일 대축전 행사에 안선생과 북측 대표단이 큰 성과를 거두고 귀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안선생께서 남북의 화해교류·평화통일의 한 길에 더욱 큰 업적을 쌓으시길 기원합니다. 건승하십시오.

    <이 글의 전문은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습니다.>

    위 글은 시민일보 6월 19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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