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에 대한 회고

    칼럼 / 시민일보 / 2006-07-24 19: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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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실(한나라당 의원)
    지난 7월11일 전당대회가 있은 후 일주일 만에 국회에 나갔다. 전당대회 다음 날인 12일부터 16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에서 열린 한·중 여성지도자 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그 사이에 한나라당에서는 전당대회 후유증이 심했던 것 같다.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한나라당의 장래가 염려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며 블로그에 글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던 그 모든 상념들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일주일 전에 내가 글로 쓰고자 했던 내용이 이제는 새로울 것이 없는 것이지만 무엇이 나를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는 후원자와 불로거들에게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여덟 분의 후보들은 모두 훌륭한 분들이고 각자가 당선되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 대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가장 잘 부각시키는 절묘한 조합을 찾아야 했다.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의 배합이라도 되어야 했는데 내 생각으로는 전당대회가 최악의 조합을 선택한 것으로 보였다.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에서 젊은 표를 얻지 못해 패배했기 때문에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중도보수 혹은 중도개혁의 이미지로 지도부가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번 전당대회는 오히려 수구보수의 그림을 진하게 그려 놓은 것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인 수구보수 이미지를 전당대회가 선택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그 날 박 대표의 행동이 또한 나를 실망시켰다. 박 대표가 일곱번째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었을 때 앉아있던 스탠드에서 내려와 체육관을 반바퀴 돌아 무대 앞까지 걸어옴으로써 좌석에 앉아 있던 대의원들의 시선과 카메라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이재오 후보와 권영세 후보의 연설을 방해하기 위한 행위로 보였고 두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음을 암암리에 알리는 것으로 비쳐졌다.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누군가의 안내를 받아서 스탠드에서 내려 왔을 수도 있다(그렇게 해명을 한 것으로 들었음).
    그렇다해도 후보자의 연설이 진행 중인데 스텐드에서 내려오는 행위는 예의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어야 했다. 나중에라도 본인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은 후보에게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치게 된 것을 사과했다면 전당대회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하게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전당대회의 후유증을 말끔히 털어내고 한나라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하나가 되어야 할 때이다. 상처를 받은 후보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동료 의원들과 수 천명의 대의원에 앞서서 자신이 가장 먼저 투표해야 한다는 무의식중의 의식은 국민에 대한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바른 언행으로 귀감을 보이던 박 대표의 올바른 판단과 정중한 사과는 백배, 천배, 만배 이상의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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