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이재오 갈등 재연되나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6-08-28 20: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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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29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 선거가 지난 7.11 전당대회의 ‘강재섭-이재오 갈등’을 재연할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박(친 박근혜)-친강(친 강재섭)’ 후보인 김영선 의원과 ‘반박(반 박근혜)-반강(반 강재섭)’ 후보인 남경필 의원 간의 대결로 압축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라면 누가 승리하든 ‘강재섭-이재오’갈등이 재연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는 것.
    물론 당시 강재섭 진영과 이재오 진영에서 서로 ‘네 탓’공방을 벌였던 것처럼 김 의원과 남 의원도 서로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이다.
    7.11 전대에서 강재섭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지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도록 한 것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쪽이다.
    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면 먼저 주먹을 뻗은 쪽은 이 전 시장 쪽이라는 말이다. 즉 이 전 시장 진영이 먼저 한 대를 때렸다가 상대(박근혜 진영)로부터 두 대를 맞은 셈이다.
    내가 두 대의 매를 맞았으니 한 대를 맞은 너보다 책임이 덜하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맞은 매의 대수에 상관없이 먼저 가격한 쪽이 질타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번 경기도당 위원장 선거가 ‘친박’대 ‘반박’구도가 고착화 되도록 만든 것은 누구일까?
    과연 누가 먼저 상대를 향해 주먹을 뻗었느냐는 말이다.
    아무래도 남경필 의원 쪽이 먼저 가격을 한 것 같다.
    그동안 경기도당위원장 선거를 하면서 선대본부를 운영하는 사례가 없었다. 그런데도 남 의원은 이번에 마치 대통령 후보라도 선출하는 양 세를 과시하는 선대본부를 구축했다는 게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한나라당은 전대 후유증으로 인해 친박-반박 갈등이 노골화 되고 있는 마당이다. 도당 일각에서는 이같은 후유증이 재연될까봐 경선 대신 추대형식으로 도당위원장을 임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었다.
    그런데 남 의원은 선대본부를 구성하면서 반박진영의 핵심인물을 선대위원장으로 앉히는 등 패거리 정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조용하게 치르려던 도당위원장 선거가 이로 인해 과열양상을 빚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죽하면 김영선 의원이 지난 27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원들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께서는 ‘선거과열’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후보식의 경쟁은 과열경쟁이자 ‘입도선매’식 패거리 정치이고, ‘위세정치’”라고 남 의원을 비판했겠는가.
    물론 김영선 의원 측도 이에 맞서 주먹을 뻗고 있다.
    비록 선대본부를 구성한 것은 아니지만 유정복, 한선교, 고조흥, 정진섭 의원 등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그를 적극 돕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매가 더 매서운지 누가 더 많은 매를 맞았는지는 이날 결판난다.
    권투를 보면 먼저 때린 선수가 유리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그가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의 투지력을 강화시켜 더 많은 매를 맞는 경우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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