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정가 돌아보기

    칼럼 / 시민일보 / 2006-11-07 19: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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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윤 성(한나라당 의원)
    가을은 한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데, 유독 정치권에서만은 결실을 맺기보다는 갈등과 반목만 깊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노 대통령이 지난 주말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 2시간여 동안 북핵과 부동산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국가중대사와 관련해서 현직 대통령이 전직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견해를 청취하는 일은 있었지만, 현직 대통령이 물러난 대통령의 집을 찾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리는 지금 북핵 문제, 전시작전권 환수, 경기침체, 부동산 급등, 돌려막기와 낙하산 인사 등으로 몹시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과 만나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며 국정을 걱정했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그러나 북핵과 부동산 문제를 논의했다는 청와대를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별로 없는 듯 하다.

    많은 국민들에게는 지난 주말 회동을 최근 한참 논의 중인 열린우리당의 분당 혹은 해체와 신당창당,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개개편의 일환으로 보는 듯 하다. 소위 ‘3김’으로 일컬어지는 지역 보스 중심의 정치는 군사정부로부터 민주화 쟁취하는데 많은 기여도 했지만, 동시의 지역갈등과 차별 등 많은 폐해를 낳기도 했다.
    3김으로 일컬어지는 정치 보스들은 특정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선거 때만 되면 수시로 갈라서거나 정당을 창당하기 일쑤였고 국민들이 이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자질이나 정책검증보다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 보스의 영향력에 의해 신성한 투표권을 행사하곤 했다.

    이제 그 3김과 함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의 폐해가 사라지려는 즈음 다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개개편이 논의되고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자택을 찾는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 그토록 비난하던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100년 정당이 되겠다던 열린우리당이 10%대의 지지율로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는 모양이다. 정당이란 정치적 이념과 목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정치행위를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3년간 여당으로서 국가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러놓고, 이제 여러 실정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선거가 다가오자 책임회피를 위해 이름을 바꾸고 구성원을 일부 바꾼 뒤 그토록 비난하던 지역을 기반으로 돌아가려는 듯한 모습에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제는 더 이상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가 부활되고 정계개편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가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을 우롱하는 정계개편을 논의를 당장 중지하고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국민을 위해 민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의 이름으로 정정당당하고 겸허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는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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