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뜨는 해’ 이명박 ‘지는 해’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6-11-16 19:30:19
    • 카카오톡 보내기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선두 독주체제 조짐을 나타내던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눈에 띄게 약진하고 있다.

    조인스닷컴·미디어다음·리서치앤리서치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지난주보다 2.8% 포인트 상승한 25.1%의 지지도로 이명박(29.3%) 전 서울시장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11월1일 조사할 때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불과 23.7%로 32.8%를 얻은 이 전 시장에 비해 무려 10% 가까이나 뒤졌었다.

    그래서 당시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명박 독주체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섣부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반대로 이명박 전 시장의 추락을 예견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 같은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양측의 지지율 격차가 5.9%포인트로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급기야 이번에는 다시 4.2%포인트로 그 간격이 더 좁혀졌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주나 늦어도 다음 주쯤이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지지율에 역전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대구 경북과 부산 경남 등 영남권의 지지도가 다시 박 전 대표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주 부산·경남 거주자들 사이에서 28.8%의 지지도로 32.9%의 이 전 시장에 뒤졌으나, 이번주에는 32.1%의 지지를 받아 25.9%에 그친 이 전 시장을 다시 따돌렸다.

    또 박 전 대표는 대구·경북 거주자들 사이에서도 30.5%의 지지를 받아 28.7%에 머무른 이 전 시장을 눌렀다. 결국 이 전 시장은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경력의 덕택으로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만 박 전 대표를 앞서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이명박 전 시장이 추락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다시 뜨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여기에는 그동안 이 전 시장의 상품가치를 드높였던 북핵실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치이슈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일정부문 작용했을 것이다.

    또 고 건 전 총리의 창당선언으로 그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이명박 전 시장에게 향했던 지지자들이 다시 고 전 총리 쪽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이 전 시장의 추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전 시장 자신에게 있다.

    우선 이 전 시장이 대선공약 1순위로 야심차게 내놓은 ‘대운하 프로젝트’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대운하 프로젝트는 ‘공상과학’수준”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사업비, 예상 물동량, 운하의 구조, 운항하는 선박의 종류, 운항 시간, 운하의 길이 등은 부정확하거나 발표 때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운하를 건설하면 물류난이 해소되고, 내륙 발전에 획기적 계기가 된다고 했지만 수도권과 영남권 사이를 오가는 물류 통행량은 전국의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국의 12.3% 정도에 불과해 큰 의미가 없다는 것.

    특히 공재채취로 공사비의 상당부분을 충당한다는 계획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한마디로 이 전 시장의 대운하프로젝트는 엉터리라는 말이다.

    또 청계천 문제만 해도 그렇다.

    그가 퇴임한 후에 그동안 감춰졌던 문제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하루 평균 8만9000여명이 찾는 서울의 명소로 평가받는 청계천이 속으로는 골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복원 1년여만에 이미 5차례에 걸쳐 하자보수 공사가 진행되는 등 시민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가 하면 내년도 청계천 시설물 유지관리 비용으로만 74억2700만원이 예산이 책정되는 등 막대한 혈세가 지출되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이같은 사태는 또 발생될 소지가 다분하다. 결국 이 전 시장의 ‘개발만능주의’가 자신의 지지율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국민은 ‘개발’의 ‘개’자만 들어도 신물이 날 정도다. 노무현 정부가 잇따른 신도시 개발로 ‘전국을 투기장화’함에 따라 시민들만 죽어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또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우다니, 역시 ‘노 명박답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