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金+昌=‘닭갈비’ 가 정답이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6-11-19 16: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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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이회창(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계복귀 얘기가 최근 불거지고 있다.

    앞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최근 왕성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는가하면, 비록 무기한 연기되기는 했지만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 등의 만찬 회동 계획이 발표되는 등 이른바 3김(三金)의 정계복귀 움직임도 ‘속속’ 감지되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지난 17일 한 방송에 출연해 “나는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를 바라고 있다”면서 “이 전 총재가 복귀를 한다면 당에서 이심전심으로 뜻을 같이할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昌)사랑’ 조춘호 대표도 같은 날 한 라디오 시사프로와의 전화대담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미 대외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마 내년 초쯤 (정계복귀에 대해) 직접 말씀하실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창(昌)의 정계복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더구나 이제 정치생명이 다한 것으로 보였던 3김마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북한 핵실험사태 속에 적극 행보에 나선 DJ는 지난달 말 8년 만에 고향 목포로 내려갔다. 3000여 시민과 목포의 눈물을 합창한 DJ는 ‘무호남 무국가’, 즉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이는 범여권에 보내는 강력한 통합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제의한 동교동회동을 가지면서 DJ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다.
    이에 뒤질세라 JP도 지난달 고(故) 박정희 대통령 추모식에서 “내년 대선에 전국을 누빌 작정”이라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JP는 지난 13일 심대평 국민중심당 공대대표와 만난자리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또 JP와 YS는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의 주선으로 지난 17일 만나기로 했다가 비난여론이 일자 슬그머니 회동을 연기시킨 일이 있다. DJ와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동교동 회동에 대응하기 위한 회동의 성격이 짙다. 따라서 이들은 여론의 추이를 보아가면서 조만간 회동을 갖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들 것이다.

    결국 3김과 창 등 ‘예비역 정치인’들 모두가 정계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흘러간 3김 정치와 휘어진 대쪽의 부활 소식은 국민들에게 과연 희소식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3김시대’라는 것은 지역주의를 말하는 것으로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는 영남의 YS와 호남의 DJ, 충청의 JP라는 맹주로 인해 매 대선 때마다 지역감정이 폭발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창’은 제왕적 총재로 이른바 ‘패거리 정치’를 만들어낸 인물이라는 점과 ‘차떼기’라는 이른바 ‘금권선거’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로 이들 3김과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오죽하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이 “YS-JP 회동 소식으로 지긋지긋한 3김 정치가 부활할지 모른다는 안 좋은 소식이 있는데,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복귀 소식까지 들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라고 싸잡아 비난했겠는가.
    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정계복귀 시도에 ‘새 정치’를 외쳐온 지금의 정치권이 이에 편승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3김과 창’은 계륵(鷄肋)에 불과하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먹을 게 없는 닭갈비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새 정치는 지역주의 극복, 패거리 정치의 청산, 금권선거의 근절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즉 ‘3김+창’을 청산하지 않고는 ‘새 정치’를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노래도, 그것이 비록 산뜻한 신곡이라고 할지라도 반복해서 들으면 싫증나는 법이다. 하물며 흘러간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라고 강요한다면, 어떤 유권자가 그런 정당에게 힘을 실어주겠는가.

    만일, 입으로는 ‘3김+창 청산’과 ‘새 정치’를 말하면서 속으로는 ‘3김+창 부활’을 바라며, 그 그늘에 안주하려드는 정당이 있다면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닭갈비’를 빨리 버리는 정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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