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한 큰 길을 걷자

    기고 / 시민일보 / 2006-12-20 19: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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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병 헌(열린우리당 의원)
    {ILINK:1} 12월19일. 지역의 당원들과 함께 반성과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겨울산행을 다녀왔다. 대선 승리 4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기에는 지금 우리 모습은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하다. 함께 산에 오른 지역의 당원들이 오히려 손을 꼭 잡으며 힘과 응원을 보내 주었다.

    미안한 마음이 산을 내려올 때까지 가실 줄 몰랐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는 대선승리 4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여느 때와 달리 조촐하게 치러진 모양이다.

    돌이켜 보면, 2002년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지향점이 국민의 기대를 모았고, 우리가 제시한 개혁의 방향이 국민이 가고자 하는 큰길을 따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승리의 경험을 국민과 함께 나누는 데 실패했다.

    유례없는 국민참여로 승리를 이뤄놓고도, 집권 이후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다.

    참여의 빈자리에는 승리의 도취감과 오만이 자리 잡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여전히 ‘승리의 도취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낙관론에만 기대기에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다르고 엄중하다.

    4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자.

    우리에 대한 지지는 사라졌고 질책만이 남았으며, 기대 대신 실망만이 남아있다.

    현재의 국면을 냉엄하게 돌아봐야 한다. 대선승리 4주년을 맞은 12월19일은 국민의 실망으로 지지철회가 늘어나는 현실을 겸허하게 돌아보고 반성하는 자리였어야 한다.

    해방 이후 50년을 집권해 온 한나라당은 여전히 사회 곳곳의 특권층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가 국민에게 실망을 주면 줄수록 그 반사이익은 그대로 한나라당으로 향하고 있다.

    결국, 내년 대선의 최대 이슈는 우리 사회의 특권·보수층의 정치세력인 한나라당에 다시 정권을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변해야 한다.

    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처절한 몸부림을 쳐야 한다. 현재의 상황과 판세로는 도무지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음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내년 3~4월까지는 전열을 정비해서 ‘낙동강 전선’과 같은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반격의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과감한 전략 수립도 가능하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실용-개혁’ 논쟁만큼이나 부질없는 소모적인 논란은 종식되어야 한다.

    우리끼리 네 탓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않된다.

    어려운 환경을 이용하려는 소영웅주의 또한 경계의 대상이다.

    실기하여 내년 3~4월까지도 평화민주개혁세력의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의 파죽지세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내년 6월의 한나라당 경선 일정으로 5, 6, 7월은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흥행하는 국면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가 국민에게 아무런 대안과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12월까지 한나라당에 끌려다니면서 승산 없는 최악의 대선을 치루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해방 이후 평화, 민주, 개혁을 위해 헌신해 온 선배들에게는 물론이고 독재와 반민주, 대결과 갈등으로 점철된 불운한 현대사의 물줄기를 어렵게 바꾼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10년이 부정당하고, 결국 대한민국 미래세대에 씻을 수 없는 역사적 과오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촉박한 일정으로는 2월 전당대회에서 통합수임기구 구성과 전권 위임이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길이다.

    통합수임기구 구성과 동시에 국민대통합의 물줄기를 일궈 내어 늦어도 4월까지는 새로운 대안 세력의 틀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패배주의에 젖은 현재의 당내 분위기를 일신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파적 이해관계나 소영웅주의에 휩싸이지 말고 모두가 함께 가야 할 길을 가야한다.

    개인적 소영웅주의나 4년 전 승리에 도취하여 근거 없는 낙관과 독선의 논리를 고집할 것이 아니다.

    국민이 가리키는 큰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변화하고 국민의 뜻을 담아 낼 큰 틀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야 할 때임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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