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세론’ 한나라당에는 독배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1-04 19: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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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른바 ‘MB 대세론’으로 인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줄서기’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또 강재섭 대표의 입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비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무려 20%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 전 시장 측에서는 ‘이제 당내에는 적수가 없다’는 자만심에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MB 대세론’은 결코 한나라당에는 약(藥)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독배(毒杯)다.

    우선 당장 ‘줄세우기’의 폐허가 너무 크다. 당의 단합을 깨뜨릴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선불복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저녁 한나라당 대선후보 4인과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회동을 하는 자리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이 전 시장의 ‘줄세우기’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불공정 경선 가능성’을 강력하게 문제 삼고 나선 것은 그 신호탄일 수도 있다.

    오죽하면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정치부 기자들이 ‘정권 재탈환 가능성 높은 한나라당의 균열 가능성’을 목도했다고 말하겠는가.

    사실 ‘이명박-이재오’전선의 당내 인사 줄세우기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손 전 지사가 이재오 의원을 지목하면서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 광역·기초의원까지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문제의 최고위원은 먼저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특정 주자의 참모장 역할을 내놓고 하든지, 최고위원을 하든지 거취를 분명히 하라”고 질타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지난 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똑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그만큼 불쾌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줄세우기’ 현상은 좀처럼 사라질 것 같지 않다. 바로 ‘MB 대세론’ 때문이다. 여기에는 힘이 있는 대권 주자 편에 서서 다음 공천권을 보장받으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공천권을 쥐고 있는 최고위원이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있다면, 거절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MB 대세론이 줄 세우기라는 잘못된 일을 추진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한나라당은 예상치 않은 비극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당내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는 것도 따지고 보면 ‘MB 대세론’ 때문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4일 대선 경선 방식 논란과 관련 “(현재의) 경선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논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강 대표는 이날 당 출입기자들과 여의도 모 식당에서 가진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경선룰과 방식 시기는 선수가 아니라 심판이 정하는 것”이라며 “각 후보 진영에서 경선 관련 발언 나오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입을 다물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앞서 지난 2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 방식과 관련, 사실상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거듭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뉴스의 광장’에 출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는 게 좋겠다”며 “전적으로 당이 중심이 돼 어떻게 정권교체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한나라당이 정권 교체라는 과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심 반영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현 경선 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이미 당내 경선 방식이 정해져 있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앞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강력 시사하기도 했다.

    마치 강 대표의 함구령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태도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당의 단합을 위해서라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MB 대세론’이 한나라당을 망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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