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소장파 가는 곳에 勝者 있었나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3-21 18: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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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과연 한나라당에 ‘개혁 소장파’라는 게 존재하는가?

    미안한 말이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없다. 물론 원희룡 의원처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 이후 ‘포스트 손학규’로 주목받으면서 제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는 사람도 있지만, 그 수가 얼마나 되겠는가. 아마 원 의원을 제외하고는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말이 ‘개혁소장파’이지 그들의 행태는 ‘눈치소장파’나 다를 바 없는 것 아닌가.
    실제 개혁 소장파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이 지금 어디에 줄 서 있는지를 보라. 줄곧 자신들과 함께한 원 의원측에 서 있는가?

    아니면, 대세론을 따라 어느 한 쪽에 ‘우르르’ 몰려가 있는가?
    오죽하면 같은 한나라당 소속의 한선교 의원이 개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손 전 지사를 떠나보낸 것은 소장파 그들”이라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에 대거 합류한 소장파 의원들에게 손 전 지사 탈당의 책임을 물었겠는가.

    실제 손 전 지사가 ‘민심대장정’을 할 때 이들 소장파 의원들은 손전 지사를 찾아와 당의 개혁을 이룩하고 대선주자들의 완벽한 3강구도 구축 및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할 것을 결의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말뿐, 실제로는 이명박 대세론을 따라 그곳에 줄서기를 하고 말았다.

    특히 수요모임의 남경필 의원 같은 경우는 올해 초 “변함없이 손 전 지사를 지지한다”고 천명했으나, 나중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수요모임과 M&A를 하자”고 제안하는 등 노골적인 구애를 펼쳐 빈축을 산 바 있다.
    수요모임의 전임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아예 대세론을 따라 이명박 캠프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립적인 태도로 당 개혁을 이끌겠다”고 외쳐온 소장파들이 정작 대선후보 경선 준비 과정에서는 그 ‘개혁 세력’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 손 전 지사나, 원 의원을 지원하기는커녕 유력 주자를 향한 ‘줄 서기’ 등 ‘구태’를 보였다는 말이다.

    그러면 이들 개혁 소장파들이 가는 곳에는 정말 승리만 있는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이들이 정의를 향해 가는 것이라면 당연히 승리가 있겠으나, 이들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눈치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패배만 있을 뿐이었다.

    실제 수요모임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개혁소장파들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에게 줄서기를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대선에서 패하고 말았다. 이를 빌미로 이회창을 당에서 쫓아내는데 앞장선 사람들이 바로 이들 개혁소장파들이다.

    이후 당 개혁을 외치며 원내외 지구당위원장급 20여명이 주축을 이뤄 ‘미래연대’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것이 수요모임의 전신이다.
    이들은 초기 참신성을 인정받았지만 이들은 결국 2003년 당권 싸움 속에서 대세론을 따라 최병렬에게 줄 서기를 해 그를 당선시켰으나, 결국 최병렬을 쫓아낸 사람들 역시 이들이다.

    개혁 소장파들이 줄서기를 했던 이회창 전 총재나 최병렬 대표의 현재 위치가 어떠한가?
    과연 그들을 최후승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미래모임의 사무국장을 지낸 권택기씨가 “수요모임이 미래연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후보 중심이 아니라 당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우이독경(牛耳讀經)일 뿐이었다.

    눈치보기에 익숙한 이들은 이미 ‘대세론’을 따라, 사실상 줄 서기를 모두 마친 상태다.
    사실 이들은 최병렬 전 대표 이후 박근혜에게 줄을 섰던 사람들이다.

    실제 지난 2002년 대선이 끝난 뒤 미래연대가 주축을 이룬 소장파는 최병렬 대표 체제를 지원했다가 탄핵국면에서는 최 대표를 압박하고 대신 박근혜 대표를 내세웠다. 이후 소장파는 그런 박 대표에게도 등을 돌렸다.
    당내 일각에서 ‘한나라당 소장파는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눈치보기’에 이골이 난 이들의 지지를 받는 이명박이 이회창이나 최병렬과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늘 그래왔듯이 어쩌면 이 전 시장도 이들에 의해 발로 차이는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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