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지만원 물음에 답하라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3-22 17: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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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이명박 전 시장의 출생과 병역면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가 이 전 시장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이 전 시장을 무고죄로 맞고소 한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기자회견을 갖고 “법정을 청문회장으로 만들겠다”고 맞대응하고 나섰다.

    사실 필자는 지만원 박사의 수구적 사고방식에 넌덜머리가 난 사람이다.

    따라서 그의 기자회견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았었다. 각 언론사의 정치부 기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 그가 무슨 주장을 하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있었고, 그 때 필자는 지 박사의 지적이 상당히 논리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먼저 그는 이 전 시장의 출생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는데, 그 근거로 이 전 시장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었다.

    지 박사는 “1935년에 총각이던 이충우(이명박 부친)가 35년생인 이상득(이명박 셋째형)은 어떻게 낳았느냐?”고 묻고 있다.

    실제 자서전에는 “우리(이명박) 아버지 이충우는 1935년(29세 때)에 총각으로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목축일을 했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리를 잡고 돈을 저축해 그 돈을 가지고 고향으로 나와 반야월 채씨와 결혼을 했고, 결혼 후 곧장 일본으로 다시 건너가 6남매를 일본에서 낳았고, 해방 후인 1945년 11월에 돌아와 막내를 한국에서 낳았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는 것.

    지 박사는 “이명박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셋째인데 이상득의 생일이 1935년생이고, 이충우가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가 1935년인데 그때는 삼남매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때다. 도대체 삼남매는 누가 낳았나?”하고 묻고 있다. 이상득 위로 장남 이상은과 장녀 이귀선이 있다.

    물론 이같은 궁금증은 국민 상당수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 시장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자로서 당연히 국민들이 갖고 있는 궁금증을 해소해 줄 의무가 있다.

    따라서 해명을 하되, 측근 등을 통한 ‘제3자 화법’형식이 아니라 당사자인 이 전 시장이 직접 해명을 해야 한다.
    또한 지 박사는 이 전 시장의 병역면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말술을 마시는 이명박 전 시장이 고도의 기관지확장증이라면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지 박사는 여기에서도 이 전 시장의 자서전을 인용했다.

    자서전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1961년에 갑종 판정을 받았고, 1963년 왕성한 선거운동을 통해 학생회장이 되었고, 1964년에는 박정희 정권을 뒤엎기 위한 학생운동을 하다가 건강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도피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1965년 여름에 현대에 들어가 술의 천하장사가 됐고, 국제무대를 돌아다니면서 왕성한 활동을 함으로써 현대에서 승승장구의 신화를 이룩했다는 것.

    실제 자서전에는 “1965년 여름, 강릉 경포대에서 정주영 회장과 28명의 신입사원들이 밤을 새워 술을 마셨는데 다른 사람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고, 이명박만 마지막으로 남아 술의 장사가 됐다. 그 후 이명박은 보통의 사람들로서는 엄두도 못 낼 만큼 곳곳을 뛰어다니면서 신화적 능력을 발휘해 입사한지 만 10년 만인 1975년 나이 35세에 현대건설 사장이 됐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지 박사는 “그렇다면 그토록 스스로 ‘건강하다’고 자랑하던 몸이 어째서 유독 1963년과 1965년 봄에 있었던 병역관계 신체검사에서만 당시에는 ‘죽는 병’으로 알려진 기관지 확장증의 최고 위험수위라는 판정을 받았고, ‘악성 축농증’ 판정을 받고 ‘폐결핵’ 판정을 받을 수 있었는가?”라고 묻고 있다.
    정말 지 박사의 말대로 이상하지 않는가.

    자서전이 잘못 기록된 것인지, 아니면 이 전 시장이 어떤 의혹을 은폐시키고 있는 것인지 너무나 궁금하다.

    따라서 이 전 시장은 이 질문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아야만 한다.

    사실 이 전 시장이 어디서 출생했든, 누구의 자식이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또 이 전 시장이 병역을 정당하게 면제 받았다면, 그것이 무슨 병에 의한 것이든 필자가 상관할 바 아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감추기 위해 혹여 거짓말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의혹들에 대해 이 전 시장이 직접 나서서 해명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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