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에게서 히틀러를 본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5-20 12:19:34
    • 카카오톡 보내기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최근 필자는 ‘이명박의 CEO즘과 히틀러의 나치즘’, ‘이명박 ‘막말파문’… 단순한 실수일까’ 등의 칼럼을 통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거침없는 언행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막말’ 이후 곧바로 해명을 통해 ‘실수’였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필자는 그의 발언을 단순한 실수로만 보지는 않는다.

    그가 ‘막말’을 하며 조롱하는 대상은 늘 가난하고, 힘없고,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뿐이기 때문이다.

    그는 단 한 번도 돈 많은 계층의 사람들을 향해 ‘막말’을 한 적이 없다. 그가 장사를 잘해서 돈을 벌었든, 혹은 부동산 투기를 해서 돈을 벌었든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실제 돈 많은 사람은 그에게 있어서 ‘절대 선(善)’이고, 가난한 사람은 아무리 성실하게 살았더라도 그에게 있어서는 한낱 조롱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전 시장이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가난하고 청렴한 정치인들을 비아냥거린 것도 이같은 사상이 그 밑에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이 전 시장에게 있어서 힘없는 노인은 결코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실제 이 전 시장은 18일 오전 서울 구로동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협회 임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영화 ‘마파도2’에 출연한 중견배우들을 두고 “요즘 젊은 배우들이 뜨는데 그 영화는 ‘한물 살짝 간’ 중견배우들을 모아 만든 영화”라고 폄하했다.

    그는 또 “젊은 배우를 비싸게 들이지 않고 시간이 남아서 누가 안 불러 주나 하고 있는, 단역으로 나올 사람들에게 역을 하나씩 주니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돈은 요즘 젊은 배우 한 사람보다 적게 들였을 것이다. 역시 벤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배우들에게) 공짜로 나오라고 해도 다 나왔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이명박 전 시장에게 있어서 ‘어르신’은 그저 나이 먹은 ‘늙은이’정도로 밖에 취급되고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경력과 연륜은 ‘팔팔’한 젊음에 비견할 바가 못 된다는 인식이 그에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나왔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니 ‘장애인 낙태발언’은 그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는 지난 12일 낙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는 반대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며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거 같다”고 밝혔었다.

    장애인을 ‘낙태해도 상관없는 존재’ 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그의 천박한 인권의식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외에도 그는 독신녀와 불임부부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 노조를 폄하하는 발언, 충청도 사람들을 비꼬는 발언 등등 무수한 ‘막말 퍼레이드’를 펼쳤다.

    필자가 이명박 전 시장에게서 ‘아돌프 히틀러’를 발견하고 전율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만일 그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가난한 사람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 장애인들, 독신녀들, 노동자들, 충청도민들은 이 땅에서 과연 어떤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게 될까?

    히틀러가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박해했던 것처럼, 단지 충청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핍박받는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 지 걱정이다.

    또 ‘장애인 낙태’를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히틀러가 장애인들을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로 인식해 그들의 삶을 곤궁하게 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에도 그 같은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지 가슴이 섬뜩해 진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한푼 두푼, 저축하면서 현장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노동자들이 자본주들의 노예로 전락하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더욱 걱정인 것은 독일을 파멸로 이끌고 갈 히틀러의 망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히틀러를 마치 독일 부흥을 가져 올 구세주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던 당시 독일국민들처럼, 우리 국민들도 그렇게 착각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앞서고 있다고 하니, 정말 걱정이다.

    만에 하나 이명박 전 시장이 우리 경제를 부흥시켜 줄 것으로 믿는 몽상가가 있다면, 과연 ‘내가 당시 히틀러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던 독일국민과 무엇이 다른가’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히틀러를 선택해 우리나라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놓는다면, 그 책임은 바로 당신에게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