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진영, ‘인명진 낙마’ 음모 있었나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5-24 12: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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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검증은 당내에서는 물론, 당 밖에서도 치열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다 털고 가야 합니다. 상처가 나더라도 그래야 합니다. 마지막엔 개인적 문제, 사생활 등이 다 나옵니다.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조그만 것입니다. 낱낱이 털어내는 검증을 거친 후 본선에 나가야 어떤 공격이 있어도 이길 수 있습니다.”

    “당내에서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후보검증 위원회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발언들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인명진 목사가 당내 ‘후보검증’ 논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들이다. 물론 이같은 발언은 각 언론사를 통해 이미 보도된 내용들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오히려 인 목사를 검증반대론자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왜 그럴까?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특보를 받았던 정인봉 변호사가 이명박 전 시장의 과거 선거법위반 전력과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증인을 해외로 도피 시켰던 사실 등을 폭로하자, 당 윤리위원장으로서 그에게 3개월간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다.

    당시 인 목사는 방식을 문제 삼았을 뿐이었다. 당의 윤리위원장으로서 당이 정한 방식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에 그런 징계를 내렸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검증반대론자로 비쳐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그는 서청원 전 대표가 주장한 ‘인사청문회식 국민검증’의 필요성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이다.

    특히 강재섭 대표에게 그같은 후보 검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외부인사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조언한 사람이다. 지난 23일 강 대표가 결국 인 목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대선후보 경선을 주도할 ‘경선관리위원회’와 함께 후보 검증을 담당할 ‘국민검증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물론 검증위원회 9명 가운데 무려 8명이 외부인사들로 채워졌다.

    이쯤 되면 인 목사는 후보검증을 어떻게든 피해가려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있어서는 ‘저승사자’처럼 두려운 존재였을 것이다. 더구나 당시 그가 가장 유력한 후보검증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니, 얼마나 놀랐겠는가. 아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그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실제 인 목사가 후보검증 위원장이 됐다면, 인사청문회식 국민검증을 피해 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진영에서는 어떻게든 그가 후보검증 위원장으로 선정되는 것만은 막아야 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이즈음 참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인 목사는 이명박 장로가 다니는 소망교회의 장로 4명에 의해 업무상횡령죄로 검찰에 고발당하기에 이른다. 물론 남부지검과 구로경찰서 측은 ‘무혐의’로 판단하고 있다. 정히 고발을 하려면 곽선희 목사를 대상으로 해야지, 인 목사는 고발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게 검·경의 판단이다.

    그런데도 이 사실이 어느 인터넷매체를 통해 왜곡 보도되고, 인 목사는 졸지에 파렴치범으로 전락하고 만다. 인 목사는 죄의 유무를 떠나 이렇게 언론에 보도되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 없었다. 당에 누를 끼쳤다고 판단한 인 목사는 사퇴를 결심하고 강 대표에게 그같은 결심을 전했다. 강 대표가 당 실무진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파악해 보도록 했고, 결국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낸 강대표가 그의 사퇴를 적극 만류했다.

    하지만 강 대표도 그를 후보검증위원장으로 선정하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결국 ‘인사청문회식 국민검증’을 당에 적극 제안하고, 추진하려던 사람이 이상한 고발장 하나로 인해 후보검증위원장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그의 낙마에 특정 후보 진영의 음모가 개연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민일보는 지금 이 음모의 사실여부를 캐기 위해 지금도 계속해서 관계자 등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빠르면 월요일 자에 이 음모의 전모를 밝히는 기사가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 이 시점에서 인 목사를 서운하게 하는 진영은 어느 쪽일까?

    어쩌면 ‘철저 후보검증’을 외치는 자신을 음모로 무너뜨린 진영이 아니라, 그런 심정을 알아주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을 향해 ‘후보검증 반대론자’라니 ‘부패한자’니 하면서 손가락질하는 진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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