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영입전쟁, 왜 박근혜가 이기나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5-28 18: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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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한나라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 측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이 당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진들을 영입하기 위해 곳곳에서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 전국위원회를 통과한 ‘경선 룰’은 당심과 민심을 5대 5로 반영토록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경선에 적극적인 대의원과 당원들의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 측이 모두 당심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당심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국회의원과 대의원, 당원들에게 무시 못 할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당 중진들을 영입하는 것이 첫째일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 측과 이 전 시장 측이 서로 서청원 고문을 비롯해 여러 중진들을 자신의 진영으로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는 박근혜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실제 서청원 고문의 합류를 이끌어냈던 박 전 대표는 홍사덕 전 원내총무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홍 전 총무는 28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뜻을 밝혔다.

    게다가 지금까지 박 전 대표를 측면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최병렬 전 대표 역시 고문자격으로 캠프 업무에 공식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호남 출신의 5선 의원인 김덕룡 의원은 이미 박 전 대표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 지 오래다.

    특히 2002년 이회창 후보 정책특별보좌역을 맡으며 정계에 진출한 ‘이회창맨’ 최경환 의원이 캠프에 합류함에 따라 이회창 전 총재까지 박근혜 지지 쪽으로 심정을 굳혔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반면, 이 전 시장 측으로 합류한 인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이 유일하다. 실제 박 전 의장은 선대 본부장을 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심에 있어서만큼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 간 우열이 확실하게 가려진 셈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박근혜 당심 우위’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캠프에서 지난 26일 전국대의원 1457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오차범위는 95%신뢰구간에 ±2.5%p)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전 대표 50.0%, 이명박 전 서울시장 43.2%로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6.8%다.

    물론 서울시장 출신인 이 전시장이 서울을 비롯해 광주, 전남, 부산, 제주 등 일부지역에서 박 전 대표를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5곳이라면, 1/3 수준도 안 되는 것이다. 나머지 11개 시·도에서는 단연 박 전 대표가 앞서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라는 이명박 전 시장의 당내 입지가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러면 어째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 전 시장의 실체를 잘 모르는 일반국민들과는 달리, 이 전 시장을 잘 알고 있는 대의원과 당원들이 그를 믿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의원과 당원들은 그를 ‘필승후보’로 내세우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오죽하면 지난 27일 경선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이 자신을 “이명박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큰소리 쳤겠는가.
    그러면 대의원과 당원들로 하여금 이명박 전 시장 대신 박근혜 전 대표를 선택하도록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홍준표 의원이 28일 “나는 여자·재산·병역·세금문제 없다”고 밝힌 데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홍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이명박은 여자·재산·병역·세금문제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전 시장이 당심을 잡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있다. 후보검증을 회피하려 들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혀 대의원과 당원들로부터 이런 문제들에 대해 검증을 받으면 된다. 이 전 시장의 해명을 듣고 대의원과 당원들이 “이명박은 정당하다”고 판단을 내릴 경우, 기꺼이 지지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이명박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에는 있는 지지표마저 달아날 것이지만….

    그 선택은 이명박 전 시장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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