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없으면 서생원 세상?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6-10 12: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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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필자는 범여권 주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이명박 대세론’을 결코 믿지 않는다.

    이 전 시장이 ‘TV토론의 늪’과 ‘후보검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지금은 물론이고, 마치 그가 대통령이나 된 것처럼 특정 언론들이 ‘이비어천가’를 부르던 때에도 필자는 ‘대세론’을 믿지 않았다.

    실제 필자는 <여론조사, 야후와 갤럽의 진실공방(3월25일)>,<민심은 ‘이명박’에서 ‘박근혜’ 쪽으로(4월9일>,<이명박 대세론은 역시 ‘거품’ 이었다(4월19일)>,<이명박이 호남 지지받는 탄탄한 후보?(4월23일)>,<이명박-박근혜 지지율 역전된 것 아닌가?(4월24일)>,<이명박이 아니라 박근혜가 양보했다(5월15일)>,<한나라 ‘경선 룰’ 끝난 것 아니었나?(5월25일)>,<홍준표, “검증 때 이명박 낙마” 예언(5월27일)>,<중진 영입전쟁, 왜 박근혜가 이기나(5월28일)>,<여론조사가 여론조작인 이유를 공개한다(5월29일)>,<흔들리는 이명박...박근혜, 이제부터 시작이다(6월1일)>,<현실 안주 ‘박근혜 대세론’은 위험하다(6월3일)>,<이명박 ‘엉터리’ 해명… 종이신문, 왜 침묵하나(6월7일)> 등의 칼럼을 통해 ‘이명박 대세론’이 아니라, 사실상 ‘박근혜 대세론’이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해 왔다.

    이 같은 글이 나갈 때마다 필자는 이명박 지지자들로부터 입에 담기조차 역겨운 비난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심지어 요 며칠 전에는 자신을 “이명박 지지자”라고 밝힌 어느 중년 부인이 “이 전 시장에 대한 비판 기사를 계속해서 쓰면, ‘우르르’ 신문사를 찾아와 시위를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일까지 있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이명박 추종자로 보이는 ‘고양이’라는 아이디가 등장하고, 마치 필자의 글을 기다렸다는 듯이 따라다니며, 악성 댓글을 달아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고양이’라는 아이디는 ‘고하승, 양영태, 이영란’ 등 세 사람의 성을 따서 만든 것으로, 이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것.

    양영태 박사는 대령연합회 사무총장으로 인터넷타임즈를 운영하는 우파 논객이고, 이영란 기자는 필자와 함께 시민일보에 근무하는 정치부 부장이다.

    왜 이들 세 사람이 ‘고양이’라는 범주(?) 속에 함께 묶이게 됐는지는 필자도 모른다.

    다만, 이들 세 사람의 글이 ‘이명박 대세론’을 허물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이명박 추종자들이 ‘고양이 추방’을 강조한 것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명박 추종자들의 바람처럼 설사 ‘고양이(고하승, 양영태, 이영란)’가 입을 다문다고해도 이제 무너져가는 ‘이명박 대세론’을 다시 세우기는 어렵게 됐다.

    우선 지난 8일 교육·복지 분야를 주제로 열린 한나라당 2차 정책토론회에서도 이명박 전 시장은 어김없이 혼쭐이 났다.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이 전 시장은 특히 ‘수치’와 구체적 ‘방안’을 추궁하는 질문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는 등 진땀을 뺐는가하면, 홍준표 의원으로부터는 ‘무대뽀 공약’이라는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1차 TV토론으로 그의 지지율이 급격히 빠졌나갔는데, 2차로 또 얼마나 빠져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TV토론은 계속된다. 그렇다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TV토론의 늪’에 빠져 계속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는 뜻 아니겠는가.

    뿐만 아니라 ‘후보 검증의 늪’ 역시 이 전 시장에게는 건너기 힘든 장애가 되고 있다.

    실제 이 전 시장의 재산문제와 관련, 각종 의혹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이제 박근혜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는 이제 불과 한자리 수로 좁혀지고 말았다.

    게다가 여론조사 기관이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한 표본을 선정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이는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가 승리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즉 이명박 추종자들의 요구대로 설사 ‘고양이’가 입을 다물고 있어도, 이명박 대세론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이명박 대세론을 유지하려면, TV토론을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도명쾌하게 해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비판 언론인들의 입을 틀어막는 것으로는 결코 대세론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나저나 고양이가 없는 세상이라면, 쥐새끼들이 득세하는 세상을 말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서생원’이라는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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