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에도 ‘朴風’이 몰아치나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6-28 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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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최근 각종 조사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에서만큼은 여전히 이 전 시장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최근 각 언론을 통해 발표된 11개 여론조사 중에서 단 1개의 조사를 제외하곤 모두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0.4%포인트에서부터 많게는 11.1%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시장은 호남과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 자리를 박 전 대표에게 내주고 말았다.

    예를 들면 <중앙SUNDAY>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에 의뢰해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선 후보 지지도는 이명박 35.2% 박근혜 30.1%. 지지율 격차는 5.1%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다.

    이 <중앙SUNDAY>의 조사에서 박 후보는 영남에서 이 후보를 크게 제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대부분 이 전 시장을 앞섰다. 그런데도 수도권과 호남에서만큼은 박 후보가 크게 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여론조사결과들도 엇비슷하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영남 등 다른 지역에서 ‘이명박 대세론’이 휘청거리지만, 수도권만큼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오죽하면 이명박 전 시장의 ‘입’이라고 불리는 진수희 의원이 28일 “수도권에서의 월등히 높은 지지율이 바로 이 후보가 가진 본선 경쟁력의 실체적 증거”라고 자랑을 늘어놓았겠는가.

    하지만 ‘이명박 아성’ 처럼 여겨졌던 수도권 지역에도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영남지역을 강타한 ‘박풍(朴風)’이 북상하면서, 수도권 민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수도권 지역은 난공불락의 ‘이명박 요새’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사례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우선 서울과 경기도의 지방의회 한나라당 대표들이 속속 박근혜 캠프에 합류하고 있다.

    박 캠프는 28일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협의회 대표 김귀환 의원과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협의회 대표 함진규 의원 등이 포함된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경선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3차 명단’을 발표했다.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의 수장인 김귀환 대표와 경기도의원들의 수장인 함진규 대표가 박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은 수도권에 더 이상 ‘이명박 대세론’은 없다는 점을 웅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함 대표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일단은 우리나라도 여성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깨끗한 편이다. 정권을 잡아도 부패 위험성이 적다. 더구나 투철한 국가관을 가진 분이고, 한나라당을 위기에서 구해낸 분 아닌가.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기대감에서 (박 전 대표를)지지하게 됐다. 이제 성의 구별 없이 국가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또 김 대표는 “서청원 상임고문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 신뢰하는 그 분이 선택한 분이다”라며 박 전 대표에 대한 신뢰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광역의원들은 누구보다도 바닥 민심을 잘 익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속속’ 박 캠프에 합류하고 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서울과 경기도의 바닥민심이 ‘박풍’에 의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최근 서울시의원들이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도 이 같은 민심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지난 27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자신의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던 서울지역에서 10%포인트 이상 하락해 전체 지지도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전 시장 측은 영남권과 충청권을 휩쓸고, 그 여세를 몰아 무서운 기세로 북상하는 ‘박풍’을 막을 길이 전혀 없는 것인가?

    있다. 이 전 시장을 향해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들을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모두 명쾌하게 국민들 앞에 해명해 주면 된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캠프에서는 이같은 해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

    그냥 ‘대응하지 않겠다’거나, ‘네거티브다’는 말 따위로 순간순간을 모면하려고만 할 뿐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결코 북상하는 ‘박풍’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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