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동서화합 후보로 박근혜 지목?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7-24 11: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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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지난 4월 시민일보는 정형근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한 일이 있다.

    당시 1부 사회를 맡았던 필자는 마침 시간의 여유가 조금 있는 것 같아서 언론계 대선배이신 모 의원을 방문했다. 간단하게 차라도 한 잔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나눌 참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그 분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지난 2월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함께 자리를 한 일이 있다. 그날 두 전.현직 대통령은 아무도 배석시키지 않고 단 둘이 마주 앉아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당연히 주요 의제는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바람직한가’였다. 이 때 노 대통령은 김 모씨를, DJ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를 각각 적격자로 내세웠다.”

    모 의원이 서두에 전제한 바와 같이 당시 두 사람의 회동자리에는 배석자가 없었다. 따라서 이 같은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모 의원은 언론계에서는 알아주는 인사였다. 그런 사람이 근거 없는 낭설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확인해 보기로 했다. 바로 다음날 시민일보 기자가 이수성 전 총리 댁을 방문했다.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8월에 자신의 행보를 주목하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 전 총리가 오브더레코드를 요청함에 따라 시민일보는 그 분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여기에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밝히지는 않겠다.

    다만 DJ가 이수성 총리를 선택했다면, ‘왜 그일까?’하는 궁금증은 풀어보고 싶다.

    이 전 총리는 영남출신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에서 이회창 후보와 대권주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선을 벌였던 사람이다.

    따라서 DJ와 이 전 총리를 서로 연관 짓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런데도 DJ가 이 전 총리를 선택했다면, DJ의 최종 목표는 ‘동서화합’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노대통령이야 아직 젊으니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제 자신의 삶을 하나둘 정리해야 할 시점인 DJ로서는 무슨 욕심이 있겠는가.

    그저 욕심이 있다면, 영.호남의 지역갈등을 해소하는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고 싶다는 것 하나일 것이다.

    더구나 그는 동.서 지역갈등의 최대 수혜자이자, 피해자 아닌가. 따라서 그가 ‘동서화합’ 을 위해 이 전 총리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이 전 총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활발한 행보를 보였었다.

    지난 20일 홍준표 의원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수성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직접 대권주자로 나설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출마하는 대신, 영.호남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동서화합’ 후보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8월의 행보를 주목하라’는 그의 발언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왜 하필 시점이 8월인가?

    8월은 한나라당 후보 경선이 있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후보 경선 와중에 어느 한 사람을 선택하고, 그를 지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과연 이수성 전 총리가 지지할 사람이 누구일까?

    그는 현재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고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단체다. 그렇다면 그의 딸 박근혜 후보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더구나 박 후보는 최근 민주화의 대표주자격인 고 장준하 선생의 유족을 만나 위로하는 등 민주화 세대와 산업화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화합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는가.

    따라서 DJ의 속내, 즉 이 전 총리를 앞세운 그의 진심은 박근혜 후보를 통한 ‘동서화합’의 소망을 이루려는 뜻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 호남의 본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 소속 인사들 가운데 무려 500여명 이상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동서화합을 열망하는 DJ의 의중이 없다면, 이런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지 않았을까?

    특히 DJ를 평생 경쟁자로 생각하는 YS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이 같은 DJ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의 마지막 염원인 ‘동서화합’의 꿈을 방해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의 이미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YS가 이미 도덕적으로 흠결이 드러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까닭이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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