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5만 3665표 VS 이명박 5만 2789표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8-06 12: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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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최근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후보 캠프의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을 우연히 마주친 일이 있다.

    뜻밖에도 그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얼마 남지 않은 경선 기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박 후보가 2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선대위원장으로서 그는 매우 조급해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그에게서는 승자가 느끼는 여유로움마저 풍겨 나오고 있었다.

    미쳤나?

    아니다.

    박근혜 후보도 지난 2일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전 시장과 지지율 역전이 가능하겠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제가 이긴다고 그랬잖아요”라고 가볍게 응수한 일이 있다. 아주 자신감이 넘쳐나는 발언이었다.

    그러면 박 대표나 홍 위원장은 도대체 무엇을 믿고 이처럼 승리를 확신하는 것일까?

    사실 각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대부분의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정치부 기자들은 이미 박 후보가 이 후보를 추월했다는 분석에 동의를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아직 그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이 미미한 차이가 시간이 흐를수록 좁혀지기는커녕, 더 벌어질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박 후보가 이 후보를 추월했다는 분석은 근거가 있는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말 근거는 있는 것인가?

    있다.

    한나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선거인단 구성을 대의원 20%, 당원30%, 국민 선거인단30%, 일반국민 여론조사 20%로 하도록 돼 있다.

    이들 네 그룹 가운데 현재 이 후보가 앞서는 것은 대의원과 여론조사 분야다.

    반면 박 후보가 앞서는 것은 당원과 국민경선인단 분야다.

    그런데 이 후보가 앞서는 대의원과 여론조사의 반영 비율은 모두 20%인데 비해, 박 후보가 앞서는 당원과 국민경선인단의 반영비율은 모두 30%다.

    한마디로 6대4로 박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구성돼 있다는 뜻이다.

    실제 한겨레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 3~4일 한나라당 경선 선거인단(대의원·당원·국민) 조사 및 일반 여론조사(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대의원과 여론조사에는 이 후보가 앞섰으나, 당원과 국민경선인단에서는 박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조사대상 가운데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투표 의사층은 단연 대의원이 80.4%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당원과 국민 선거인단도 각각 65.9%와 69.6%로 70%대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경선인단 가운데는 박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60대 이상이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겨레가 이를 토대로 한나라당 경선방식에 맞춰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 결과를 6일 보도했다.

    범주별로 살펴보면, 대의원 선거인단에서는 이명박 후보 50.6%(1만8599표), 박근혜 후보 38.7%(1만4225표)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11.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대의원 선거인단 반영비율은 20%에 불과하다.

    반면 이번에 처음 벌인 국민 선거인단 조사에서 박 후보는 41.3%(1만9976표)로, 36.6%(1만7703표)에 그친 이 후보를 앞섰다.

    당원 선거인단에서도 박 후보가 42.5%(1만9464표)로 36.0%(1만6487표)를 얻은 데 그친 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당원과 국민경선인단의 반영비율은 30%다.

    결국 이명박 후보는 1만 8599(대의원표)+1만7703(일반국민선거인단표)+1만 6487(당원표)를 획득하는 반면, 박근혜 후보는 1만4225(대의원표)+1만9976(일반국민선거인단표)+1만 9464(당원표)를 획득하는 셈이다.

    즉 이명박 5만 2789표 VS. 박근혜 5만 3665표라는 결과가 나온다. 박 후보가 앞서는 것이다. 물론 아직 그 차이는 876표로 채 1000표가 채 되지 않을 만큼 미미하다.

    그리고 ‘역선택’을 조장하는 ‘선호도’조사냐, 진짜 지지율을 반영하는 ‘지지도’조사냐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도 여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아직은 ‘박 후보의 승리’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트렌드라는 게 있다. 이명박 후보는 각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분명히 하향곡선을 그리는 반면, 박 후보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박 후보 진영이 ‘승자’의 여유로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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