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무서워 이명박에게 못간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08-07 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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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한나라당 소속 모 국회의원의 한 측근이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영감님께서는 김덕룡.전여옥 의원이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가 누리꾼들 한 테 묵사발 나는 것 보고 무서워 못가고 있는 것 같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필자는 그 진위를 파악하지 못했다.

    아니 사실여부를 파악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 김덕룡 의원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남겼다가 ‘톡톡’하게 망신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 글 밑에 달린 댓글 수십여개 가운데 단 몇 개만 김 의원을 지지하는 글이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김 의원의 선택을 비난하거나, 심지어 그의 부인이 공천과 관련 금품을 수수한 사실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 비꼬는 글들이었다.

    전여옥 의원에 대해서는 남의 글을 베껴 쓴 양심 없는 사람이니 배반도 밥 먹듯 한다는 비판의 글이 대세였다.

    즉 범죄전력이 다양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무리들 역시 범죄전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비아냥거림이다. 그러니 제 정신이라면 어떻게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소리가 쉽게 나올 수 있겠는가.

    실제 네티즌들의 비판은 매섭다.

    그들은 오직 ‘정의’에 따라 심판의 글을 남긴다.

    한나라당 대의원들처럼 다음에 지방의원이라도 한번 출마해볼까 하면서 눈치를 볼 하등의 이유가 없다. 또 대의원들처럼 돈에 현혹된 사람들도 아니다.

    그러니 자유롭게 오직 양심에 따라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오직 양심에 따라’ 글을 쓴다는 것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아주 정중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그 한마디 한마디가 매서운 것은 바로 그 양심 때문이다.

    반면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오만 욕지거리를 쏟아내더라도 무섭지가 않다.

    그런 글은 오히려 중립적인 네티즌의 반감만 살 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는 아직도 인터넷을 잘 모른다.

    어쩌다 익명으로라도 글을 한번 올려보려면 왜 그리 잘 안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대신 글을 올려보라고 부탁을 할 때도 있다. 부끄럽다.

    하지만 인터넷을 움직이는 네티즌이 세상을 움직이고, 민심을 움직인다는 점만큼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바로 그 네티즌들이 올해 대통령감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포털 다음 검색창에서 ‘박근혜 vs 이명박’을 쳐보면, 그 사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남겨진 글을 살펴보아도 마찬가지다.

    특히 필자가 최근 ‘대세는 논객들이 알고 있다’는 칼럼을 썼듯이, 논객들이 누구를 대통령으로 지목하는지를 살펴보아도 그 사실을 명백하게 파악할 수 있다.

    조.중.동이 아무리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여론을 호도하려고 들어도 네티즌의 눈을 속이기는 어렵다. 이미 네티즌은 전문가 이상의 안목을 지닐 만큼 성숙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티즌을 두려워할 줄 아는 자만이 대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네티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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