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는 물음에 답하라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10-16 15: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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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서울시장에 재임하던 지난 2003년에 서울시가 강동구 일대 집창촌 지역을 천호뉴타운에 포함되도록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지역을 뉴타운 지역으로 하던지, 그것은 어디까지 시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를 비난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후보 친·인척 소유의 홍은프레닝은 당시 천호동 집창촌 일대 땅을 사들이고 있었다는 게 문제다. 그로 인해 홍은프레닝은 뉴타운 지정 후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겼거나 챙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천호뉴타운구역으로 지정된 천호 2ㆍ4동 일대 지분값이 최근 2년간 두 배 이상 올랐다고 한다.

    또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천호 1ㆍ3동 역시 주변 뉴타운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작용해 지분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소식이다.

    구체적으로 천호4동인 천호ㆍ강호ㆍ동서울 시장 및 집장촌지역은 뉴타운사업을 통해 주상복합 아파트와 복합상가 건물이 들어서게 될 예정으로 시장 지분 값이 2년 6개월 전 10평 기준으로 평당 12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이 지금은 평당 3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라는 것.

    더구나 서울시가 뉴타운 지정과 관련한 회의록 중 천호 뉴타운에 대해 논의한 부분이 모두 사라져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향신문>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뉴타운 선정결과 발표 전 이미 강동구 성매매지역을 뉴타운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명문화하는 ‘뉴타운사업지구 지정기준’ 문건을 발송했다.

    그런데 문건에는 공문의 기본요건인 발송 날짜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특히 경향신문이 서울시에 천호뉴타운 관련 지역균형발전위 회의록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서울시는 “회의록 중 2, 3, 6, 7, 10차 회의 결과보고서가 없어졌다”고 알려왔다는 것.

    참으로 이상한 일 아닌가?

    앞서 이명박 후보는 당내 경선이 진행되던 지난 7월 19일 ""서울시장을 하면서 대통령을 결심한 사람이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정보를 주었겠느냐""며 ""강남에 땅 사서 주상복합건물만 지으면 이익을 볼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심지어 그는 친인척의 땅이 있는 천호동이 뒤늦게 뉴타운 개발지역으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강동구청장이 다른 곳의 집장촌은 없애고 뉴타운으로 개발하는데 강동구만 빼는 것은 차별대우라 했다""며 ""집장촌을 그냥 두면 지역발전에 한계가 있어 근거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입수한 서울 강동구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천호동 집창촌 일대가 뉴타운으로 지정된 데는 서울시 지침이 결정적이었다는 것, 물론 당시 시장은 이명박 후보다.

    실제 2003년 8월 강동구 건설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건설국장 김모씨는 천호 뉴타운 선정에 대해 구의원들의 반발이 일자 “노후불량주택이 산재한 곳, 윤락가 주변, 재래시장이 밀집된 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뉴타운을 지정하라는 것이 (2003년 3월) 서울시의 지침”이라고 구 의원들에게 설명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강동구가 서울시 지침에 따르려면 천호동 일대 외에 뉴타운 후보지역으로 다른 대안이 없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귀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천호 뉴타운은 당초 계획대로 밀어붙여졌다.

    결국 뉴타운지정은 모 전 강동구청장의 요구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서울시 지침에 의해 결정됐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후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집창촌 일대를 뉴타운에 포함시킨 것은 이 후보의 지시에 따른 것인가. 아니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 후보의 의중을 읽고 자의적으로 충성심을 발휘한 것인가.

    뉴타운 지정으로 인해 홍은프레닝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사실을 이후보도 알았는가. 아니면 그렇게 큰 이득을 챙기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가.

    그리고 회의록이 증발된 것은 이 후보의 시장 재임 당시에 벌어진 일인가. 아니면 후임 오세훈 시장 때에 발생한 일인가.

    이 같은 물음에 답변하지 않을 경우, 이 후보를 향한 의혹은 날이 갈수록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일 진짜 억울하다면, 그냥 과거처럼 “네거티브”라고만 말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왜 그것이 네거티브인지를 설명해 주기 바란다.

    특히 이 후보를 믿고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명확한 해명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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