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DJP 연합’ 만들어 지나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12-10 15: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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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BBK관련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후보를 비롯, 이회창 정동영 후보 등 각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 순위는 변동이 없다고 한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이제는 원망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역대 어느 대통령 선거가 이처럼 도덕성에 대한 무감각과 상식의 실종 속에 진행된 일이 있었는가.

    대통령이라면, 아니 적어도 어느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라면 최소한의 정직성과 준법정신을
    기본으로 갖춰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명박 후보는 BBK 말고도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다. 당장 드러난 것만 해도 위장전입에 위장취업 등 어디 한 두 가지인가.

    심지어 그렇게 큰 부자이면서도 건강보험료는 채 2만원도 안 되는 돈을 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에게 어떻게 ‘정직해라’ ‘법 지켜라’ ‘세금 제대로 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변화에 변동이 없다니, 세상에 이런 비상식적인 선거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이 같은 현실에 환멸을 느끼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모두 접기로 했다.

    그런데 전화가 빗발치게 들어왔다. 대선 구도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 같으냐는 질문이 잇따랐다. 독자들이 필자로 하여금 발을 빼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필자도 이런 이상 현상이 지속되는 한 향후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다만 불과 10일도 남지 않은 대선이지만, 아직 ‘변수의 불씨’가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해 보
    인다. 우선 ‘천하의 강삼재’가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게 이상하다.

    그는 현재와 같은 국면을 절대로 방관할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그의 행보가 뜻밖에 너무나도 조용하다. 그렇다면, 이미 그는 물밑에서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상당부분 진척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필자는 앞서 ‘노명박(노무현+이명박)’ 연대에 맞서는 ‘반 부패연대(이회창+정동영+박근혜)’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렇다면, ‘반부패 연대’가 이뤄지는 것은 아닐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연립정부 구성과 개헌 등을 공약으로 내건 정동영 후보 측과 손잡고 영.호남이 함께할 경우 천하무적 후보가 될 것이란 게 필자의 판단이다.

    이렇게 될 경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즉 이회창+정동영+박근혜의 ‘반부패 연대’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정치 문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게 주식시장이다. 여론조사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지만, 주가조작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주식시장에서 끝없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듯 보였던 '이명박 관련주'가 줄줄이 하한가까지 빠지며 급락세로 돌변했다.

    실제 10일 오전 9시13분 현재 이화공영, 특수건설, 동신건설, 홈센타, 리젠, 아트라스BX, 자연과환경 등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고 한다.

    이들 종목들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부동의 1위를 지키면서 지난달 말부터 급등세를 나타내왔던 종목이다.

    그런데 이날 큰 폭으로 주가가 밀리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불안심리가 관련 주가를 폭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불안심리가 바로 이회창+정동영+박근혜의‘반부패 연대’ 가능성 아니겠는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 합류했던 김혁규 전 경상남도 도지사 지지모임이 10일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을 한 것이 그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연대 방식은 어떻게 될까?

    구체적으로 이회창과 정동영은 당장 당을 통합하는 방식보다는 ‘노명박’에 맞서는 단일 후보를 내되 양당은 서로 합당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즉 어느 한 쪽이 후보가 되고, 다른 쪽은 그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지만 단일 정당을 만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내년 총선에서 이회창 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각각 별도의 후보를 내는 방식으로 치러지는 게 서로에게 득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이는 과거 DJP 연합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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