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이 돼 버린 ‘노명박’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7-12-11 13:46:29
    • 카카오톡 보내기
    편집국장 고 하 승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날개를 단 사람은 이명박 후보가 아니라 이회창 후보다.

    실제 한나라당 속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네티즌은 “요즘 한나라당 분위기를 보면 수심이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검찰발표로 대세론에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올라야 할 여론이 오히려 냉랭하다 못해 찬바람이 불기 때문이라는 것.

    국민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검찰의 발표를 믿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마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박사모’ 등 그를 충심으로 따르던 지지자들마저 부패후보와 손을 잡은 자신에게 등을 돌리자 무척 당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결정적인 것은 바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노명박’의 실체다.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당선 축하금과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빅딜설이 파다하게 퍼져 있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가 “이명박 후보 쪽에서 지난 10월 말 ‘선거에서 중립만 지키면 퇴임 이후를 보장할 테니, 만나자’며 문재인 비서실장과 만남을 요구했지만 우리는 대화조차 거절했다”는 주장까지 나온 마당이다.

    즉 이명박 후보 쪽에서 ‘노명박’ 커넥션을 시도하기 위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들이 검찰수사결과 발표를 믿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어쩌면 ‘노명박’ 빅딜로 인해 이명박 후보가 ‘BBK 완전 100% 무혐의’라는 믿을 수 없는 검찰수사결과를 이끌어냈지만, 그것이 결국 부메랑이 돼 이명박을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11일 논평을 통해 “노명박 관련 발언 근원지를 색출해서 엄정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

    실제 BBK 역풍이 불고 있다. 이명박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각종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미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줄을 선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의 적나라한 실체를 확인 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명박 지지율과 박근혜 지지율은 최하 10%이상에서 많게는 25% 정도 격차가 나는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박근혜가 18만명이 참가한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 후보를 앞서지 않았는가?

    만일 당시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사가 이명박 대세론이라는 엉터리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더라면 박근혜가 이명박을 압도적으로 누를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본선 역시 그런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제 대세론 후보를 향하지 않는 부동층의 표심은 대부분 ‘반(反)이명박’ 성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대세론 후보에 맞설만한 대안 후보를 찾느라 표심을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란 뜻이다.

    이들이 지금 ‘노명박’에 맞서 싸울 대안 후보로 이회창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이다.

    대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노명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다. 현재 그가 노무현 대통령과 강력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노명박’에 반발하는 일부 표심을 끌어당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노명박 대안은 정동영이 아니라, 이회창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무현의 무능에 비판적인 유권자들과 각종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인해 ‘부패후보’라는 낙인이 찍힌 이명박에게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이회창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남 민심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이날 오후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경남 합천 출신의 김혁규 전 지사는 한때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 후보 물망에 올랐던 인사다. 그런 그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수차례의 러브콜을 무시하고 결국 무소속 이 후보 캠프로 들어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특히 이날은 전직 국회의원 11명과 예비역 장성 74명이 남대문 단암빌딩 8층 기자실을 찾아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를 지지 성명을 잇달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창(昌)을 향한 발걸음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왜 그럴까?

    여기에는 분명히 ‘노명박’으로 인해 대세는 이제 이회창 쪽으로 기울었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노명박’ 빅딜로 BBK 늪에서 빠져 나오는 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그것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이명박 후보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