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공정으로 다시 신뢰를 쌓아가겠습니다

    칼럼 / 시민일보 / 2007-12-12 1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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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봉 춘(서울지방보훈청장)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동안 지나 온 시간들을 훑어보며 만감이 교차되는 기분이다. 무엇보다도 얼마 전 국외 안장된 독립운동가의 유해봉환을 접하면서 오래 전에 보훈공직자로 느꼈던 자부심과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며,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되어 참으로 뿌듯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국가보훈처와 관련하여 불미스런 사건을 접하면서 보훈공직자로서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심정이기도 하다.

    국외에 안장된 독립운동가의 유해봉환은 1945년부터 시작된 국가사업이다. 처음 윤봉길 의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13위가 국내로 봉환되었다.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국외 안장 독립운동가가 356위로, 이 중 150위는 산골 되어 유해를 찾을 수 없고, 86위는 유족의 뜻에 따라 현지에서 묘소를 단장하여 민족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7위는 현재 국내봉환을 추진 중에 있다. 항상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위한 부서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지만 보훈처 많은 업무 중에서도 유해봉환 행사는 보훈공직자로서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한다.

    그러나 공상공무원 등록과 관련하여 불거진 최근의 사태를 보며 가슴이 무너지는 듯한 심정이기도 하다. 앞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국가보훈처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을 지원하고 예우하는 부처이다. 그리고 애국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후세에 계승하여 조국을 위한 위대한 사람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나라의 근간을 키워가는 기관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다른 국가기관보다도 더 올 곧고 투명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였다는 점,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나라를 위해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하신 많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 분들께 누를 끼친 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더 늦기 전에 수습할 기회가 주어진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유해봉환 시 느꼈던 보훈공무원으로서의 자긍심을 다시 새롭게 할 다짐이다. 아마 이런 다짐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보훈처에 몸 닫고 있는 모든 공무원들도 같은 생각일 거라고 믿는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공상공무원 등록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개선방안이 논의되었던 것으로, 현재 보훈대상 체계 개편 안에 공상공무원을 국가유공자의 범주에서 배제하는 방안이나, 군경과 마찬가지로 퇴직 후 등록하는 방안 등이 적극 추진 중에 있었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심사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훈심사위원회를 외부 심사위원으로 대폭 확대 개편하여 추진 중이며, 무엇보다도 그동안 온정주의에 이끌렸던 관행적 요소를 근절시키는 풍토가 마련되었다.

    이런 투명하고 공정한 쇄신 분위기를 바탕으로 이젠 본연의 보훈업무에 정진 할 다짐이다. 선양 활동을 지원하여 국가의 근간이 되는 애국정신 함양에 힘쓸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위한 희생이 결코 후회스러운 것이 아니라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보훈가족들의 예우증진에 매진할 것이다. 이동보훈복지팀을 활성화하고 보훈도우미와 복지사를 늘려 재가복지서비스와 가사간병서비스 대상자를 더욱 확대하고 안락한 노후생활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각오로 투명하고 신뢰받는 국가보훈처로 재탄생 할 것을 국민 모두 앞에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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